중국 관광객(요우커)이 수입차 공세로부터 철옹성 같던 일본 상용차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중국 관광객과 일본 상용차 시장, 언뜻 직접적인 연관성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자동차 일본 법인의 분위기는 한껏 고무 돼 있었다. 중국 관광객의 힘으로 일본 상용차 시장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2015 도쿄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에서 만난 이성찬 현대자동차 일본 법인장은 “내년 현대 버스를 올해보다 2배 이상 팔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승용차 부문은 2009년 현대차, 2013년 기아차가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고 현재는 상용차 부문만 남아 판매와 품질보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직은 판매 실적도 초라하다. 6년간 판 버스의 누적 대수가 400여 대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의 일본 시장 부진은 비단 현대자동차에 국한 된 문제는 아니다. 스카이나와 벤츠는 이미 일본에서 철수했고 볼보트럭도 매년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용차뿐만 아니라 승용차도 일본은 ‘수입차의 무덤’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수입차의 무덤’에서 최근 변수가 생겼다. 바로 중국 관광객의 유입이다. 대규모 이동을 주로 하는 이들을 실어 나를 버스가 부족해졌다.
이성찬 법인장은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관광객을 수송하기 위해 한번에 대형버스 120대가 동원될 때도 있다. 철도를 중심으로 교통망이 짜여 있는 일본에서 버스 수요가 갑자기 늘어났다. 일본 내 버스 생산능력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을 모집하는 여행사 중 상당수가 중국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현실도 변수가 됐다. 이들은 버스를 발주하면서 특별히 일본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는다. 제 시간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한데, 일본 브랜드에 비해 현대 버스가 공급 기간이 훨씬 짧다. 일본 브랜드가 발주 후 인수까지 1년 6개월이 걸리는데 반해 현대 버스는 6개월이면 공급이 가능하다.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쓰는 자동차는 판매도 중요하지만 애프터서비스도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 판매량이 증가하면 서비스센터도 늘어나게 되고 애프터서비스 품질이 향상 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신뢰도가 쌓이면 재구매로 이어지고 마침내 시장 안착이 완성 된다.
이 같은 선순환의 시작은 결국 판매량이다. 중국 관광객의 대량유입으로 촉발 된 수요가 일본 상용차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지,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아래 사진은 이성찬 현대자동차 일본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