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시대착오적 '국정교과서 찬반' 면접질문에 곤욕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5.11.02 15: 45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한 아모레퍼시픽이 신입사원 면접에서 물은 정치적인 질문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인터넷 SNS에서 시작됐다. 아모레퍼시픽 영업관리직 공채에 응시했던 이모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종면접 당시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님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면서 강한 의지를 표하신 국정교과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이 지원자는 "국정교과서는 사실상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며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학생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면접관이 '그래서 국정교과서 찬성이예요, 반대예요?'라고 다그치듯 물었다고 전했다.

다시 한 번 지원자는 "국정교과서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어떠한 왜곡이나 미화가 없을 것이며 교과서 집필진 선정 및 기술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고 했다"며 "국민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답하며 면접을 마무리했지만 결국 탈락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 지원자는 "면접 과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질문을 받았고 그게 탈락의 주된 원인이 됐는지, 아니면 다른 역랑이 부족해서인지 탈락 사유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고 항변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이 국정교과서 찬반을 통해 지원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평가하고 당락에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논란이 확산된 것이다.
논란이 점점 커지자 아모레퍼시픽은 배동현 경영지원부문 부사장 명의의 해명자료를 통해 "해당 질문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을 뿐 그 외에 다른 어떤 의도도 없었으며, 지원자의 성향은 합격 여부에 절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굳이 그런 시대착오적인 질문으로 과연 신입사원들의 답변 스킬과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다음은 아모레퍼시픽 공식홈페이지에 걸린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아모레퍼시픽 인사담당 상무 김대호입니다.
자사의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지원자와 저희 아모레퍼시픽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최근 신입사원 공채에 응모한 지원자께서 면접 과정 중의 특정 질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셨습니다만, 해당 질문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을 뿐 그 외에 다른 어떤 의도도 없었으며, 지원자의 성향은 합격 여부에 절대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당사의 채용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의 정치 성향이나 종교, 학연, 지연 등 적절치 않은 차별을 초래하는 사항들은 묻거나 평가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서류전형부터 임원면접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다수의 면접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특정 면접관의 특정 질문 하나에 의해서 지원자의 합격 여부가 결정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채용 과정 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당사는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채용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인사 담당자 및 면접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시스템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etmeout@osen.co.kr
[사진]아모레퍼시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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