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경쟁과 실험은 계속되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12일 미얀마(수원), 17일 라오스(비엔티엔)를 상대로 월드컵 2차 통합예선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오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3명의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대표팀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합류했다. 따라서 변화없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인 슈틸리케호는 더 변화를 가져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3위인 미얀마는 이미 지난 6월 원정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원정에 대한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FIFA 랭킹이 비교도 되지 않는 팀과의 원정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부담은 크다.
그동안 슈틸리케호는 꽤나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출범 후 22경기서 16승 3무 3패를 기록했다. 70%가 넘는 승률이다. 만약 미얀마전을 이긴다면 더 높아진다. 또 라오스까지 승리를 거둔다면 80%가 넘는 승률을 기록한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비교도 되지 않는 팀과 대결서 8골차의 대승을 거뒀다고 기뻐할 것이 아니다. 그동안 한국은 FIFA 랭킹에서 상위팀과 경기를 펼친 기억이 거의 없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포함하더라도 슈틸리케호가 거둔 업적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다.
아시안컵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승리를 잃었다. 준우승이 대단한 결과지만 어쨌든 우승달성에는 실패했다. 기존의 다른 사령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동아시안컵도 냉정하게 말한다면 성공이라고 보기 힘들다. 비록 우승이라고 하지만 공격력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인적 구성의 변화가 컸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따라서 2차예선을 치르고 있는 현 상황이라면 부담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변화를 가져야 한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은 현재의 대표팀에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살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
슈틸리케 감독은 "동아시아 대회도 국내파와 중국파 위주로 잘했다. 선수층을 보면 40명 정도로 좋은 성적이 나왔다. 대표팀 선수층이 두터워진 것은 긍정적 부분이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앞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누구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주전자리가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선수 구성의 변화가 크지 않다고 해서 대표팀이 여러가지 변화를 갖는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선수들을 불러들여 전술적인 변화까지 이뤄져야 한다.
어차피 라오스-미얀마는 경기력에 대한 의미를 갖기 어려운 상대다. 그렇다면 전술적으로 여러가지를 활용해 봐야 한다. 해외파와 국내파 그리고 아시아권 선수들의 장점을 더 냉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움직임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2차예선을 통과하더라도 최종예선이라는 관문이 남아있다. 슈틸리케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더 바빠지고 고민을 해야 할 순간이 왔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