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한국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전 일본 국가대표 외야수 G.G.사토가 '그다운' 조언을 건넸다.
G.G.사토는 지난 2일 테레비 아사히 계열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유명인사가 나와 자신의 실수담을 전하며 '나처럼 되지 말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는 방송. 일본은 8일 한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 12를 치르는데, 이를 앞두고 섭외한 '특별 인물'이었다.
사토는 2008년 올림픽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스타 최다 득표를 받을 정도로 인기있는 선수였지만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2-4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한국 대표팀 고영민의 좌중간 평범한 뜬공을 놓치며 완전히 한국팀에 분위기를 넘겨줬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고마워요 G.G 사토"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사토는 2010시즌 후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퇴출 통보를 받은 뒤 2012년 이탈리아리그에 진출, 포르투티도 볼로냐에 입단했지만 방출됐다. 2013년 지바롯데 마린스에 입단 테스트를 통해 들어가며 야구의 꿈을 놓지 않았으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시 전력 외 선수가 됐다. 그는 그 길로 은퇴해 현재 한 측량회사의 영업부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 나온 사토는 "원래 나는 실전에 약하다. 그리고 2008년 올스타 브레이크를 위해 7월에 모든 컨디션을 맞춰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또 하나는 원래 우익수를 봤는데 올림픽에서 갑자기 좌익수로 나갔다"며 자신이 실책을 저지르게 된 이유를 스스로 분석했다.
사토는 이어 고영민의 타구에 대해 "좌중간이었는데 중견수인 아오키 노리치카가 잡아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뛰어가면서 '아오키!'라고 소리를 쳤는데 결국 내가 낙하지점에 가까이 갔다. 뛰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뜬공을 놓친 뒤는 기억이 전혀 없다"고 실책 당시를 되돌아봤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하지 않지만 사토는 이후 열린 미국과의 3위 결정전에서도 4-1로 앞선 3회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올림픽 이후 아내에게 '죽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다. 동료, 구단, 팬들에게 미움받으면서 복싱에 매진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사토는 이 프로그램에서 "실전에 강한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불안하기 때문에 사람은 노력하는 것이다. 마이너스가 되는 말을 하는 대신 좋은 생각을 하고, 자신을 믿으며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뜬공은 빠트리지 말고 잡으라"며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충고를 전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