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2016 시즌 연간회원권 판매 지연에 따른 안내를 실시했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수원은 최근 "내년도 경기장 사용에 따른 문제점으로 인해 빅버드 사용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보다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놀랄만한 일이다. 홈 경기장이 없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996년 K리그에 입성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이 완공되면서 입주한 수원은 경기장을 '빅버드'라는 애칭까지 붙이면서 큰 애정을 쏟아 부었다. 구단 뿐만 아니라 팬들도 수원월드컵경기장이라는 이름 대신 '빅버드'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관리하는 (재)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의 문제로 인해 수원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일단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주인은 수원이 아니다. 임대해서 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익사업은 대부분 수원이 해왔다. 경기장 A보드와 본부석 맞은 편 LED 광고판은 수원이 설치해 운영하고 이익을 가져왔다. 그러나 관리재단은 수원과 같은 업종의 광고를 유치해 다른 잇속을 챙기고 있다.
물론 경기장을 소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장을 빌린다면 운영 권리는 일체 수원이 가지게 된다. 하지만 관리재단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의 갈 길만 가고 있다.
문제는 여러곳에서 발생한다. 수익만을 앞세운 관리재단의 무분별한 영업이 어떤 폐해를 불러일으키는지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장 매점이 운영된 전례에서 드러났다.
당시 관리재단에서는 오로지 단기 수익에 눈이 멀어 큰 금액을 제시한 영세 사업자에게 빅버드 매점권을 판매했으며 해당 사업자는 본인의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저가의 캔커피, 음료, 과자류를 시중의 4~5배 가격으로 판매하는 바가지 상술로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결국 보다 못한 수원에서 2009년부터 연 9000만 원에 달하는 매점 사용료를 재단에 대신 지불하고 편의점 업체를 입점시켜 팬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수원은 관리재단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공사 중단을 요청하는 등 여러가지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하지만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관리재단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관리재단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빅버드에서 수원이 떠난다면 사실상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 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난 후 그 곳을 지켜온 이들은 수원이다. 비록 수원 FC가 승격되어 올라오더라도 수원 만큼의 능력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