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대형신인들로 꼽힌 문성곤(22, KGC)과 한희원(22, 전자랜드)이 동시에 코트를 누볐다. 하지만 활약상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3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를 85-76으로 제압했다. 10승 8패의 KGC는 공동 3위서 단독 3위로 치고 올라섰다. 패한 전자랜드(7승 10패)는 동부와 함께 공동 7위로 떨어졌다.
경기 전 만난 양 팀 감독은 신인선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가장 잘한다는 신인을 뽑았지만 전력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첫째, 팀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둘째, 신인들이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라는 것. 셋째, 신인들이 비집고 들어가기에 주전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프로팀 전술을 숙지하는 것이 단시간에 어렵다. 한희원이 맨투맨은 할 수 있어도 협력수비는 어렵다. 다만 나가서 신인답게 공격적으로 두려움 없이 슛을 시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원래 신인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한희원은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심정으로 투입하고 있다. 외곽슛이 터져줄 것이란 기대감은 있다”고 전했다.
그래도 꾸준히 20분가량 출전시간을 받고 있는 한희원은 사정이 낫다. 문성곤은 10월 31일 SK와의 데뷔전에서 8분을 뛰었고, 득점은 없었다. 같은 팀에 강병현, 양희종, 이정현, 박찬희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출전자체가 쉽지 않다. 문성곤에게 쉽게 기회가 부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문성곤이 몸이 안 돼 있다. 체력이 떨어진다. 대학선수가 당장 프로에 와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 출전시간을 서서히 늘려갈 것이다. 공격적으로는 크게 생각을 안 한다. 다만 2-3 지역방어를 설 때 앞선 수비를 시킬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감독들의 말처럼 두 선수의 맞대결은 성사자체가 어려웠다. 먼저 코트를 밟은 선수는 한희원이었다. 그는 1쿼터 종료 1분 19초를 남기고 정영삼과 교대해 투입됐다. 한희원은 대선배 강병현과 매치됐다. 한희원은 2쿼터 초반 속공상황에서 손쉬운 레이업슛을 실수하며 신인 티를 냈다.
5번 유니폼을 배정 받은 문성곤도 1쿼터 후반부터 코트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2쿼터 종료 3분 21초를 남기고 드디어 문성곤이 코트에 투입됐다. 문성곤과 한희원은 리바운드와 루즈볼을 다투기도 했다. KGC가 지역방어를 서면서 문성곤이 직접 한희원을 수비하지는 않았다. 반면 한희원은 직접 문성곤을 수비했다. 한희원은 2쿼터 후반 3점슛을 꽂았다.
후반전 한희원은 양희종과 대결하는 등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한희원은 3쿼터 막판 허버트 힐에게 좋은 패스를 뿌려 도움을 기록하기도. KGC는 3쿼터 20점차로 달아났지만 좀처럼 문성곤을 투입하지 않았다. 문성곤은 뛰고 싶어 공을 만지작거렸다. 두 선수는 승부가 결정된 4쿼터 1분 30초를 남기고 다시 맞붙었다. 뭔가 보여주기에 너무 시간이 없었다.
막판에 득점을 추가한 한희원은 10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문성곤은 프로 두 번째 경기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3점슛 하나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슈퍼루키들의 대결은 큰 임팩트가 없었다. 두 선수는 언젠가 자신이 팀의 주역이 될 날을 고대하며 아쉬운 첫 대결을 마쳤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