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향하는 이대호-박병호, 상호작용의 법칙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04 06: 02

이대호(33,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꾀하고 있는 박병호(29, 넥센 히어로즈)와의 상호작용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3일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 & 스파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밝혔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KBO리그에서 활동하다 2012년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 생활을 시작한 이대호는 4년 간의 일본 활동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호는 박병호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박병호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치는 선수다.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같이 (시장에) 나온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 둘 다 잘 되는 것이 좋다. 서로 피해를 보는 것은 없다"는 것이 이대호의 의견이다.

두 선수는 포지션이 같다. 이대호는 1루를 볼 수 있고, 박병호 역시 아메리칸리그 팀으로 가면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도 있다. 3루에 설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3루 수비가 쉽지 않다는 것도 비슷한 부분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대호가 신분이 자유로운 FA인 반면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어 포스팅 금액이 가장 높은 한 팀과만 협상이 가능하다.
둘은 현재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함께하고 있다. 이대호가 대표선수 경력도 풍부한 반면 지난해 아시안게임부터 대표선수 생활을 시작한 박병호는 이대호와 한솥밥을 먹는 것은 처음이다. 박병호는 선배인 이대호에게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로에게 피해가 될 것 없다는 이대호의 말대로 두 타자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짧은 국제대회 기간이지만 선수들은 평소 다른 팀 선수들에게 궁금했던 점을 묻기도 하며 이를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 타격 메커니즘이나 훈련 방법 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그렇다. 박병호는 비교적 이대호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가 빅리그 진출 의사를 보이기도 전에 박병호는 포스팅 신청을 마쳤다. 그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던 구단들은 이대호라는 새로운 선수의 등장과는 무관하게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한 포스팅 금액을 적어넣고 있을 것이다.
이대호의 경우 박병호의 포스팅 결과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을지 불확실한 편이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만약 이대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팀이 적을 경우 그 팀이 박병호를 데려가면 이대호 영입전은 경쟁이 붙지 않아 좋은 조건에 계약하기 어렵다. 반대로 박병호를 염두에 두고 있다가 놓친 팀이 많으면 그 구단들의 시선이 이대호로 몰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여러 팀의 경쟁을 통해 홀로 시장에 나올 때보다 더 큰 효과를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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