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프리미어12 대회를 향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본격적인 출항에 나선다.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대회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다. 준비할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속성 코스를 밟아야 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4일과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 서울 슈퍼시리즈 2경기를 갖는다. 지난 10월 26일 공식 소집된 대표팀은 한국시리즈 일정 탓에 3일에야 완전체 소집이 됐다. 오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개막전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표팀 전원이 손발을 맞출 시간은 닷새 남짓한 셈이다. 그만큼 쿠바와의 두 차례 실전 스파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체크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 김광현-이대은, 원투펀치 컨디션은?

단기전에서 선발투수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가장 먼저 선발진 합류가 결정돼 가장 중요할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김광현(SK)과 이대은(지바 롯데)의 활약상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실제 두 선수는 4일 쿠바전에 나란히 출격해 컨디션을 조율할 예정이다. 선발로 나서는 김광현은 약 50개 정도의 투구수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대은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50~60개 정도의 공을 던질 전망이다.
두 선수는 몇 차례의 불펜피칭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했다. 다만 정규시즌이 끝난 이후 한 달 가량의 공백기가 있는 만큼 실전감각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특히 8일 일본전 선발이 유력한 김광현의 경우는 어깨가 좀 더 무겁다. 첫 국제대회에 나서는 이대은 또한 단기전에 따라오는 변수를 이겨내야 한다. 5일 선발로 나설 우규민(LG) 이태양(NC)의 컨디션도 관건이다.
▲ 무뎌진 실전 감각, 괜찮을까
한국시리즈에 나선 두산, 삼성 소속 11명의 실전 감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체력인데 며칠의 휴식 기간이 있었던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대호(소프트뱅크)까지 제외한 나머지 16명은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쿠바와의 2경기에서 감각을 찾지 못한다면 대회를 앞두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김인식 감독은 “26일 소집됐으니 대회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감각을 찾을 만한 시간이 충분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경쟁국 일본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한국시리즈 출전 비중이 큰 대표팀이 오히려 실전감각에서는 더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쿠바와의 2경기에서 고른 선수 기용으로 이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 불펜 운영, 마무리는 누구?
김인식 감독은 여러 악재에 마운드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능히 대표팀에 들어올 만한 5명 이상의 선수가 부상 및 이런 저런 악재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마운드 운영이 가장 고민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마무리”라고 말했다. 임창용(삼성) 윤석민(KIA)이 빠진 마무리 보직을 누가 차지하느냐도 큰 관심사다.
이현승(두산) 정우람(SK) 정대현(롯데)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2경기 컨디션을 보고 마무리 보직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인식 감독은 “집단 마무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하고 있지만 확실한 마무리가 정해진 상황에서 출발하는 편이 낫다. 선수들도 언제 자신이 마운드에 오를지 알고 있어야 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가 정해지면 나머지 선수들의 보직도 명확히 정해질 수 있다.
▲ 타순과 주전 포지션은?
타선은 전체적인 윤곽은 나온 상황이다. 박병호(넥센) 이대호(소프트뱅크) 김현수(두산)이 중심타선을 이룰 공산이 크다. 이용규 정근우(이상 한화) 민병헌(두산)이 리드오프를 놓고 경쟁한다. 리드오프 포지션이 정해지면 나머지 타순은 자연스레 정리될 공산이 크다.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만큼 세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수비 포지션은 1루가 관심이다. 이대호 박병호가 모두 1루를 볼 수 있다. 한 선수가 1루를 보고, 한 선수가 지명타자 포지션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인식 감독은 “수비 코치의 의견을 받아 최종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대호의 손바닥 상태가 아직 좋지 않아 일단 박병호의 1루 기용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대호의 컨디션이 얼마나 살아나느냐도 관심이다.
▲ 돔 구장 적응, 고척돔이 해결사될까
대표팀은 8일 삿포로돔에서 개막전을 갖는다. 4강에 올라갈 경우 4강전과 결승전(혹은 3·4위전)은 도쿄돔에서 경기를 치른다. 돔구장에 완벽하게 적응되어 있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는 돔구장 경험이 거의 없다. 국제대회에서 돔구장을 경험했던 베테랑 선수들은 이번 명단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다. 이 또한 관건이 될 수 있다. 야외구장과 돔구장은 환경부터 느낌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때문에 쿠바전이 열릴 고척돔이 관심사다. 고척돔은 이번이 개장 후 첫 프로경기다. 불펜, 덕아웃 시설 등 여러 가지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생소한 돔구장 경기에 경험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