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를 대표해온 두 거포가 동시에 메이저리그에 진출에 나섰다. 이대호(33)와 박병호(29)가 올 겨울 빅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둘 다 우타거포 1루수인 만큼,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을 살펴보면, 서로 가치를 깎을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이미 시장에 나갔다. 지난 2일 박병호의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공시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오는 6일까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을 제출하며, 7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포스팅 결과를 통보한다. 이후 KBO는 넥센 구단에 포스팅 결과를 전달. 넥센 구단은 9일 포스팅 수용여부를 KBO에 전달할 계획이다. 넥센이 박병호의 포스팅을 수용할 경우, 박병호는 포스팅에서 승리한 메이저리그 구단과 한 달 동안 협상에 들어간다.
이대호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이대호는 FA다. 이대호는 2013년 겨울 일본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체결했다. 2015시즌이 끝나고 이대호는 플러스 1년 옵션을 실행, 자유의 몸이 됐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무 제약 없이 이대호와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포스팅의 경우, 최다액을 제시한 팀이 독점협상권을 갖지만, FA는 여러 팀과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다.

오는 8일부터 메이저리그 FA 계약이 가능한데, FA 시장이 열리면 박병호 포스팅은 이미 끝나있다. 다시 말해 박병호와 이대호가 동시에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박병호 포스팅에서 승리한 팀이 박병호와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이대호를 고려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FA 시장에 우타거포 1루수가 없다. FA 강타자 대부분이 외야수다. 제이슨 헤이워드, 저스틴 업튼,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모두 외야수다. 1루수로 크리스 데이비스가 있는데, 데이비스는 좌타자다. 이들 외에 FA 내야수인 벤 조브리스트, 하위 켄드릭, 이안 데스몬드, 대니얼 머피 모두 포지션이 미들 인필더(2루수 혹은 유격수)다. 박병호와 이대호는 희소성과 경쟁력을 지녔다.
결국 1루수와 우타자 보강이 절실한 팀들이 박병호와 이대호를 바라보게 된다. 현지 분위기로는 세인트루이스, 보스턴, 텍사스 등이 박병호 포스팅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베스트시나리오는 박병호 포스팅에서 실패한 팀들이 이대호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다.
한편 박병호는 올 시즌 KBO리그 140경기에 출장, 타율 3할4푼3리 53홈런 146타점 OPS 1.150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NPB) 141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2리 31홈런 98타점 OPS 0.892를 올렸고, 재팬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소속팀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견인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