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냐"고 묻자 "육성 쪽이긴 하지만 아직은 말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치현 전략국제팀장이 육성 부문을 담당하게 됐을 때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것이 넥센 측의 답변이었다. 넥센이 그동안 보스턴을 통해 육성 시스템 전면 개편에 나섰던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인지가 4일 베일을 벗었다.
넥센은 4일 2016 시즌 코칭스태프 확정 보도자료를 냈다. 최만호 3루 겸 작전코치가 롯데 자이언츠로 떠남에 따라 강병식 타격보조코치가 1루 코치로 자리를 옮긴 것 외에 1군에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2군인 퓨처스팀과 육성팀에는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퓨처스 감독의 이름이 필드 코디네이터로 바뀐 동시에 쉐인 스펜서가 선임된 것이다. '코디네이터'라는 메이저리그식 보직을 퓨처스에 도입한 넥센은 투수 코디네이터로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브랜든 나이트를, 그리고 타자 코디네이터로 허문회 전 퓨처스 타격코치를 확정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코디네이터는 앞으로 코치라는 한정된 역할이 아니라 퓨처스, 육성팀을 돌아다니며 어떤 선수가 2군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지, 어떤 선수는 아직 기본 훈련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를 정하고 1군 코칭스태프와 상의할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 더블 A 등을 다니며 한 팀의 육성 시스템을 일원화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1군과 2군, 그리고 육성팀의 육성 시스템이 서로 다른 지향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막는 것이 코디네이터의 역할. 이장석 대표는 "프로 야구단의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가 육성이다. 그동안 시스템 체계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메이저리그 팜 시스템에 기반 한 넥센 히어로즈만의 전략 육성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필드 코디네이터 자리에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것도 공정하게 선수들을 파악하고 지도하게 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다. 이 대표는 "향후 퓨처스팀과 육성팀에서는 3년에서 5년에 걸친 개별 선수 프로파일링을 통해 독립적이면서도 상호의존적인 전략 육성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이는 기존의 세이버메트릭스를 포함한 여러 툴을 활용해 선수단의 지속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 부분을 예전부터 준비해왔다"며 육성 시스템 개혁에 대한 성공 자신감을 드러냈다. 넥센이 한국 프로야구 육성 부문에 새로운 개혁의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