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는 확실히 경계 대상 1호였던 것일까. 1회부터 고의사구가 나왔다. 좀처럼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 하지만 쿠바의 이런 초강수는 성공하지 못했다.
박병호는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에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했다. 박병호는 이번 대표팀에서 이대호와 함께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KBO 리그 최고의 타자. 그런 사정을 감안해도 4일 경기에서 나온 1회 고의사구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기 충분했다.
한국은 1회 2사 후 김현수가 쿠바 선발 요에니스 예라의 빠른 공을 받아쳐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박병호가 그 다음 타자. 그런데 여기서 쿠바 배터리는 박병호를 거르는 쪽을 선택했다.

공 몇 개를 던지고 불리한 카운트에 몰려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아예 초구부터 포수가 일어나 공을 받았다. 1회라는 점, 그리고 이날 경기가 양팀의 팀 컨디션을 점검하는 친선전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아한 장면이었다. 박병호로서는 타격감을 정돈할 기회 한 차례를 놓친 셈이 됐다.
그러나 쿠바의 선택은 적중하지 못했다. 예라는 손아섭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 첫 득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는 나성범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더 추가했다. 고척스카이돔 공식 경기 첫 득점은 김현수, 첫 타점은 손아섭의 것으로 기록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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