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복귀전이었다. 8년 만에 고국 마운드를 밟은 이대은(26, 지바롯데 마린스)이 눈부신 호투로 대표팀 마운드에 희망을 전달했다.
이대은은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친선경기서 4회부터 등판, 7회까지 4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53km에 달했고, 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의 움직임도 굉장했다. 몇 차례 잘 맞은 타구가 나왔으나, 장타가 되지는 못했다. 힘과 힘의 대결에서 쿠바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이날 고척돔 개장경기의 주인공은 이대은이 됐다. 이대은의 불같은 공에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TV를 통해 시청한 야구팬들은 이대은의 기량뿐이 아닌 외모에도 감탄했다. 야구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한국야구에 새로운 ‘엄친아’가 나타났다.

이대은이 이러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대표팀은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이대은은 올 시즌 지바 롯데에서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 대표팀에서 전천후로 활약할 수 있다. 대표팀에 유일한 우완 정통파 선발투수이자, 윤석민이 빠지면서 생긴 우완 불펜 필승조 공백도 메운다. 한국의 약점이라 평가받았던 마운드가 이대은으로 인해 강점이 될지도 모른다.
이대은은 신일고 졸업 후 시카고 컵스와 계약,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마이너리그서 뛰었다. 메이저리거 꿈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올해 지바롯데와 계약하며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9승 9패 평균자책점 3.84으로 잠재력을 증명했다. 지바롯데는 이대은의 기량과 스타성을 인정, 이미 이대은과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대은으로 인해 여성팬이 급증했고, 이대은 관련 상품의 매출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은이 험난했던 미국생활을 뒤로 하고, 대표팀의 주축이자 새로운 ‘한류스타’로 도약하고 있다.
한편 이대은이 KBO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오는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정상 해외리그 진출자는 한국 복귀 후 2년의 유예기간을 보내야한다. 보통 군복무를 통해 2년을 보내는데, 이대은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18년까지 군 입대를 미룰 수 있다. 이번 ‘프리미어12’ 활약을 바탕으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도 목에 건다면, KBO리그서도 이대은의 강속구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대은은 해외리그에만 머물지도 모른다. 2016시즌 올 시즌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메이저리그 재도전도 불가능은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대은의 행보가 주목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