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에서나, 국제 대회에서나 한결 같은 활약을 보여준 김현수(27, 두산)가 프리미어12를 앞두고도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대표팀의 3번은 사실상 자리가 정해진 모습이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 중 하나인 김현수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2차전에서 5회 대타로 나서 가볍게 중전안타를 쳐냈다. 쿠바 세 번째 투수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한 차례 헛스윙을 하기는 했지만 3구째 공을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이날 대타로 출전했으나 큰 의미는 없었다. 여러 선수들을 활용해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출전 시간 조절차 선발에서 빠진 경향이 컸다. 김현수는 1차전에서는 3타수 2안타에 장타 2개(2루타)를 뽑아내며 타자 중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2차전에서도 안타를 뽑아내며 식지 않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중간 깊은 코스로 좋은 타구를 날렸다. 비록 잡히기는 했지만 최근의 감을 대변하는 장면이었다.

아직 나이는 서른에도 이르지 않았지만 김현수는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축에 속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성인 국가대표팀 무대에 데뷔해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총 30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타율 4할4리를 기록하며 국제대회에서도 뛰어난 타격 실력을 보여줬다. 어떤 상대, 어떤 투수를 상대로도 안타를 쳐낼 수 있는 좋은 스윙 기술과 궤적, 그리고 선구안을 가진 덕이다.
이런 김현수는 한국시리즈까지 뛰어 체력적으로는 다소 부담이 있으나 감각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4·5번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은 이대호 박병호가 슈퍼시리즈에서 완벽한 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3번 김현수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고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