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팀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프리미어12 일본과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개최를 주도한 일본은 리그 최정예로 팀을 꾸렸고, 대망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리그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를 낙점했다.
오타니는 고교 3학년 때부터 160km 강속구를 뿌려 유명세를 탔다. 니혼햄 파이터스 입단 이후에는 구속을 155km 수준으로 낮춘 대신 제구를 잡았다. 어쨌든 대표팀은 오타니가 줄기차게 뿌려댈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대비해야 한다. 최근까지 경기를 치른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은 그나마 경기감각이 남아 있지만,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팀 소속 선수들은 실전감각을 빨리 되찾는 게 중요하다.
실전감각은 곧 빠른 공에 대한 대처능력이다. 특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타니와 같은 강속구 투수를 만나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4일 쿠바전이 끝난 뒤 "내일은 강속구 투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쿠바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강속구 투수를 아꼈다. 쿠바 5번째 투수 카노가 던진 148km가 이날 경기 최고구속이었는데, 그마저도 ⅔이닝만 소화했다. 이날 등판한 선발 토레스를 비롯해 알바레스, 마르티네스, 가르시아, 카노, 멘도사 모두 강속구 투수는 아니었다. 물론 대표팀 타자들이 좋은 타격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빠른 공을 볼 기회가 적었다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당장 대표팀은 나흘 뒤 오타니와 만나야 하는데, 빠른 공에 대비할 기회가 적었다. 물론 배팅 머신으로 강속구를 간접 체험할 수 있지만, 타석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신 대표팀은 다양한 구질을 상대했다. 쿠바 투수들은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투심 패스트볼, 너클볼 등 꿈틀대는 공을 던지면서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번 쿠바와 가진 슈퍼시리즈 2연전은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가진 모의고사였는데, '오타니' 과목을 준비하기에는 기회가 부족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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