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수원은 최근 연고지 프로축구단의 광고영업권을 보장하는 여타 경기장과 달리 재단이 장내에 별도의 광고물을 설치해 구단의 광고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A매치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에서는 광고를 노출하지 않지만 유독 수원의 K리그 경기서는 광고를 노출한다. 따라서 현재 수원은 홈 구장을 이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상태. 특히 수원은 경기장 훈련에도 제약을 받는 등 재단 측이 '갑질'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원의 주장에 재단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재단 한규택 사무총장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4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모든 광고 사용권에 대해 수원 삼성이 일괄적으로 맡아달라고 지난 10여 년 동안 3~4차례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수원에서는 광고 효과와 판매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맡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면충돌이다. 따라서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수원과 축구계는 공공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수원은 "재단이 우리에게 광고 사용권을 일괄적으로 맡아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물론 이는 기형적인 태생 때문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다른 시도와 달리 지자체의 시설관리공단이 아닌 경기도와 수원시가 공동으로 설립한 경기장 관리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소유권의 60%와 40%를 나눠갖고 있다. 설립 당시 삼성이 무상으로 건립한 뒤 20년 사용과 함께 기부채납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당시 IMF 금융위기로 인해 협약이 파결됐고 경기도-수원시가 비용을 부담해 건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갈등은 있었다. 하지만 수원 구단이 애정을 갖고 빅버드를 '축구수도'로 만들면서 수원은 축구도시가 됐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수원은 현재 홈 서포터석 2층 및 전광판 하단에 자신들과 협의없이 광고를 유치하는 등 상업적인 권리에 제한이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수원 구단은 경기장 훈련에도 제약을 받는 등 재단 측이 '갑질'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재단은 구단이 효과가 없다며 포기한 곳에 광고를 유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단이 유치한 광고가 수원 구단의 스폰서와 경쟁업체인 치킨 업체의 것이어서 물의를 빚었다.
물론 수원월드컵경기장 원래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수원의 말이 맞다. 분명하다. 재단은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축구장의 본질을 잊은 경우가 많았다.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도 정확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미 재단은 관중 수수료를 낮출 때 수원의 주장을 받아 들였다. 하지만 당시 경기도의 감사를 받아 담당자는 징계를 받았다. 단순히 그것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징계를 받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말은 어폐가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월드컵경기장들이 받는 수수료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단 관계자가 징계를 받은 부분은 시작이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
또 관계자는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일방적인 보도가 나오고 있다. 목소리를 내기 힘든 재단의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따른다. 기자회견을 실시한 것도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이유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렇게 불거진 문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전북처럼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 수원이 유독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집중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생을 해도 모자랄 상황에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가장 큰 문제다.
이 문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염태영 수원 시장은 5일 보도자료와 SNS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모든 공공시설물의 주인은 시민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도 연고 구단과 축구팬이 운영주체가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재단과 구단, 경기도 그리고 수원시가 우리나라 축구 발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화를 다시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20여년 동안 곪았던 문제가 완전히 터지고 말았다. 봉합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해야 한다. 그 해결책은 대화다.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전달하고 해결해야 한다. 어설프게 해결했다가는 다시 곪을 수밖에 없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