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가 아오키 노리치카(33)의 계약에서 가지고 있었던 옵션 조항을 포기했다. 물론 이것이 무조건적인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오키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우리로서는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선 손아섭(27, 롯데)에게 줄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들은 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아오키에 대한 옵션을 포기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아오키와 470만 달러에 계약했으며 550만 달러의 2016년 옵션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음에 따라 아오키는 FA 자격을 얻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바이아웃으로 70만 달러를 아오키에게 지급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말론 버드와의 800만 달러 옵션도 포기했다.
다소 의외의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아오키는 올 시즌 93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3리, 장타율 0.380, OPS(출루율+장타율) 0.733, 5홈런, 26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쏠쏠한 활약으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있었으나 이는 타석에서 불의의 사고로 나온 것으로 아오키의 책임은 아니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이 부상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한 끝에 옵션 행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할 때는 팀의 주전 좌익수였던 아오키는 6월 20일 LA 다저스전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투구를 맞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어 8월 9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제이크 아리에타가 던진 빠른 공에 머리 부위를 맞아 뇌진탕 증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초 현지 언론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아오키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옵션을 실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결국 올해 맺은 계약은 정리됐다.
그러나 바비 에반스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재결합’ 가능성도 열어뒀다. 에반스 단장은 “현재 아오키의 연봉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팀 재정 유연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오키와의 협상을 모두 접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분명히 그를 다시 합류시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550만 달러 아래의 금액이라면 아오키와 다시 FA 계약을 맺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유형으로 평가되는 손아섭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손아섭은 현재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정확한 포스팅 개시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11월 중 시작이 유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오키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MLB 4년간 531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를 친 아오키는 이미 검증된 자원이다.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팀은 상대적으로 MLB에서 검증이 된 아오키를 좀 더 높은 순위에 올려둘 수 있다. 여기에 포스팅 절차를 밟아야 하는 손아섭보다는 아오키는 계약 절차가 더 편하다. 나이 탓에 올해처럼 단년 계약도 가능하다. 다년 계약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는 손아섭보다 계약이 수월할 공산이 크다. 물론 손아섭은 훨씬 더 젊은 나이이며, 아오키와는 다른 측면에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향후 시장 상황이 주목되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