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완전히 기울어진 상황에 터진 유재학 감독의 고함은 무엇을 의미할까.
5일 고양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경기를 펼치던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강하게 소리를 질렀다. 전준범이 볼을 잡고 있는 사이 "도대체 뭐하는 거야!"라며 강한 질책을 했다.
이미 스코어는 크게 벌어진 상태였고 경기는 마무리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유 감독의 외침은 분명하게 특별했다.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도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날 전준범은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팀은 완패했지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날 33분 40초를 뛴 전준범은 28점-4리바운드-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경기당 21분 16초를 뛰며 7.94점을 기록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결과. 하지만 유재학 감독에게 호통을 당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전준범은 탑에서 볼을 잡고 머뭇거렸다. 비록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춤했다. 공격을 펼치며 마무리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저 볼을 잡고 드리블만 하고 있었다.
유재학 감독의 호통은 당연했다. 일단 주력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서다. 지난 KCC와 경기서 안드레 에밋에 파울을 범하던 송창용이 어깨 부상을 당했다. 현재 송창용은 어깨뼈가 3mm정도 벌어져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고 있는 상황. 만약 수술을 하게 된다면 완치까지 3달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수술을 하게 되면 사실상 시즌 아웃인 상황이다.
선수구성에 부담이 생긴 상황에서 전준범은 큰 활약을 선보였다. 전반을 앞섰던 모비스 공격의 핵심은 전준범이었다. 그의 슛은 어김없이 오리온의 림을 통과했고 전반에만 15점을 뽑아냈다. 특히 전준범은 1쿼터서 3점슛 2개 포함 100%의 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지역방어를 통해 전준범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의 활약이 빛나면서 오리온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전준범의 활약은 2쿼터에도 이어졌다. 2쿼터 중반 교체되기 전까지 중거리슛과 3점슛을 성공시키며 슛성공률 100%를 자랑했다. 빛나는 활약을 펼쳤지만 팀은 패했다.
설상가상 경기 도중 양동근이 부상을 당했다. 불의의 사고였다. 심판 발을 밟고 문제가 생겼다.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상 정도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핵심인 양동근 마저 부상을 당하며 유재학 감독의 신경은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또 비록 대패했다고 하지만 선수들의 집중력과 승부욕이 분명히 필요했다. 하지만 전준범은 마지막에 집중력을 잃었다. 그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유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경기력 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