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이대호(33, 소프트뱅크)에 대한 일본 언론의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 시점에서 MLB행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하나의 연막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왔다.
일본 ‘석간 후지’는 5일 이대호의 MLB 도전 선언에 대해 다루면서 “MLB 도전 선언의 의도는 잔류 협상 진행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작전일 수 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석간 후지’는 이대호가 지금 시점에서 MLB행을 추진하는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용 카드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석간후지'는 타블로이드판 석간지로 정통 스포츠 전문지들과 달리 스타들의 각종 뒷이야기나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들이 많다.
‘석간 후지’는 “이대호는 재작년 기본 2년+옵션 1년을 포함, 총액 16억 엔에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계약 3년차는 2년차 시즌에 일정한 성적을 이루면 스스로 잔류하거나 이적하는 선택권을 쥐는 옵션이었다”라면서 “올 시즌 연봉은 5억 엔으로 추정되며 소프트뱅크에 잔류했을 경우는 5~6억 엔의 수익이 예상된다”라고 이대호와 소프트뱅크의 계약 내용을 전반적으로 설명했다.

일본 언론의 시각은 대체로 “이대호가 MLB에 갈 경우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쪽에 가깝다. ‘석간 후지’ 또한 “일본에서야 강력한 타격이 눈에 띄지만,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타자들이 모인 MLB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면서 “게다가 지명타자나 1루 포지션은 대형 타자들이 모이는 자리로 팀 공격의 핵심 임무를 요구받는 자리라 더 그렇다”라면서 이대호가 MLB에서는 그리 뛰어난 클래스로 자리잡지 못할 것임을 예상했다.
이에 ‘석간 후지’는 이번 MLB 도전이 소프트뱅크와의 잔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하나의 포석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석간 후지’는 한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국에서는 국민적 영웅인 이승엽이나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 같이 뛰었던 추신수의 위상이 이대호보다 위다. 그 현상을 뒤집고 싶어할 수 있다”라며 하나의 동기를 찾았다. 이어 “소프트뱅크와의 잔류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석간 후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일본 모 구단 관계자는 “시작부터 다년 계약을 원하는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옵션 계약을 하면 1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만 2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따내면 훨씬 더 많은 금액과 안정적인 여건을 마련할 수 있어 유리하다. ‘석간 후지’는 “이대호도 MLB 진출이 안 되면 소프트뱅크에서 뛰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는 이중적인 태세”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석간 후지’는 “이대호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1개의 홈런과 타율 2할8푼2리, 144안타, 98타점을 기록했다. 한국 대표로 프리미어12에도 출전할 예정이며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일본전을 앞두고 있다”라면서 “주요 관계자들이 몰려드는 이 ‘박람회’에서 선을 보이게 된다. 잘 아는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평가를 높일 수 있을까?”라며 이대호의 프리미어12 행보에 관심을 모이기도 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