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전략 카드' 언더핸드, 조별예선 열쇠 쥐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06 13: 30

프리미어12 대표팀이 전략적 카드인 언더핸드를 내세워 중남미 팀과의 일전을 준비한다.
이번 대표팀에는 총 4명의 잠수함 투수가 있다. 이들 중 우규민(LG 트윈스)은 부상으로 대회 출전 여부가 불확실한 면이 있다. 김인식 감독은 5일 고척돔에서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2차전을 마친 뒤 "우규민의 부상으로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난 것 같다. 내일 당장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체도 염두는 둔다. 대체할 투수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정대현(롯데 자이언츠), 이태양(NC 다이노스), 심창민(삼성 라이온즈)인데 이들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심창민은 쿠바전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정대현과 이태양은 5일 1이닝씩을 책임졌다. 그리고 둘 다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쳐 기대감을 높였다.

먼저 6회말에 나온 이태양은 쿠바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루디트 레이에스, 프랭크 모레혼, 요르단 만들레이를 만난 이태양은 유격수 땅볼 2개에 이은 1루수 플라이로 세 명의 타자를 돌려세웠다. KBO리그에서는 선발이었지만, 우타자 위주로 막는 불펜투수로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베테랑 정대현 역시 위력적이었다. 정대현은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야시엘 산토야와 유리스벨 그라시알을 맞아 공 6개로 연속 삼진 처리했다. 둘 모두 삼구삼진이었다. 이어 모레혼을 3루수 플라이로 잡았다. 투구 수는 8개에 불과했다. 대표팀의 맏형다운 피칭이었다.
이태양은 이번이 첫 국가대표 발탁이지만, 정대현은 대표적인 국가대표 단골 투수다. 2000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5이닝 동안 5실점해 국가대항전에서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특히 15년 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생소함을 바탕으로 13⅓이닝 2실점 호투했다.
정대현이나 이태양의 장점은 중남미 국가들과 만났을 때 더욱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정대현은 늘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을 만났을 때 활용하기 위한 카드였다. 상대적으로 언더핸드 투수를 많이 상대한 일본 같은 팀과 대결할 때는 활용도가 줄어들 수 있지만, 아메리카대륙의 선수들에게는 언제나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속한 B조에는 일본을 제외하면 잠수함 투수가 낯선 팀들(미국,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밖에 없다. 따라서 정대현과 이태양, (컨디션이 회복될 경우) 심창민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들은 대표팀의 1차 관문인 조별예선의 전략작 카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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