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쿠바 선수 영입을 원한다면 우리는 항상 오픈되어 있다. 대표팀에 있는 선수보다 젊고 강한 선수들이 많다. 얼마든지 데려가 달라.”
쿠바 야구 대표팀 빅토르 메사 감독이 한국을 떠나며 자국 선수들을 홍보했다. 메사 감독은 지난 5일 한국과 슈퍼시리즈 2차전에서 3-1로 승리한 후, 쿠바 선수들이 KBO리그에 진출하고, 쿠바와 한국이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기를 바랐다. 덧붙여 메사 감독은 이날 쿠바 선수들이 보여준 활기찬 모습들을 두고 “아주 일부일 뿐이다. 실제 우리선수들은 더 에너지가 넘친다”며 웃었다.
쿠바는 ‘아마 최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야구 강국이다. 국제대회에서 미국을 수 차례 꺾으며 정상에 올랐고, 최근 메이저리그에는 엄청난 규모의 쿠바침공이 진행 중이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시작으로 야시엘 푸이그, 호세 페르난데스, 호세 아브레우 등 쿠바 선수들이 빅리그 스타로 자리하고 있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엄청난 운동신경을 모두 갖춘 이들은 그야말로 야구를 위해 태어났다.

KBO리그에도 쿠바 출신 선수가 있었다. 2014시즌 후반기부터 지난 6월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뛴 우투수 유네스키 마야는 가장 최근 한국에서 뛴 쿠바 선수다. 하지만 마야는 허리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지난 4월 9일 잠실 넥센전서 노히터 투구를 펼쳤으나, 다음 경기부터 극심한 고전에 빠졌다. 그래도 마야의 인성을 두고 많은 두산 선수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마야가 퇴출되자 마야와 작별하며 눈시울을 붉힌 두산 선수들도 많았다고 한다.
일본프로야구 또한 쿠바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하고 있다. 이번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쿠바 선수 중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지바 롯데), 엑토르 멘도사(요미우리 2군)는 현재 일본 구단 소속이다. 쿠바의 핵심 내야수 율리에스키 구리엘 또한 지난해 요코하마에서 활약했다. 그런데 마야가 한국에서 열정적인 자세로 쿠바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든 반면, 일본이 느낀 쿠바 선수들의 대한 인상은 한국과 달랐다고 한다.
국내구단의 한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자는 “일본 구단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쿠바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 때문에 구리엘도 요코하마가 거액을 들여 영입했다. 그러나 세페다를 비롯한 몇몇 쿠바 선수들의 경우, 일본과 잘 맞지 않았다. 일본 구단에선 쿠바 선수들이 도미니카공화국 같은 중남미 선수들과 또 달랐다고 한다”며 “한 번 구단과 충돌하고 나서는, 아예 제어가 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했다더라. 그래서 현재 일본 구단들은 쿠바 선수 영입에 굉장히 신중해진 상태다”고 말했다.
덧붙여 “쿠바에 직접 가서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일본에서 어떻게 됐든, 좋은 선수가 한국에 오고 싶어 한다면, 얼마든지 영입을 고려해볼 것이다. 매력적인 선수들은 정말 많다. 다만 쿠바 선수들의 몸값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구리엘의 경우, 지난해 요코하마와 연봉 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 마야 이후 또다른 쿠바 선수가 등장할 수 있을까? 메사 감독의 발언이 쿠바 선수들의 KBO리그 진출에 또다른 시작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