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스핀오프', 왜 지금인가?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11.06 10: 40

현대차가 대형 후륜 세단이었던 ‘제네시스’를 하나의 모델이 아닌 자사를 대표하는 고급차 브랜드로 확장시켰다.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이 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세계 고급차 시장의 변화’를 주목했다.
4일 현대차는 서울 중구 을지로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브랜드 전략 발표회를 열고,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기술과 디자인 측면에서 완성차 시장을 견인하는 고급차 시장의 성장세가 대중차 시장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원홍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향후 10여년 동안 현대차는 세계 고급차 시장에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급차 시장에 새롭게 들어올 뉴 럭셔리 고객들이 파격적인 효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개발 착수 시점부터 2008년을 목표로 론칭이 추진됐다. 2006년 국내외 북미에서 고급차 관련 태스크포스팀(TFT)이 운영됐고, 외부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한 시장조사 및 수익성 분석이 진행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시장 위축으로 브랜드 론칭이 연기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와 현대차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고급차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중차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판매가 감소했으나,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판매 증가율이 10.%를 기록하며 대중차 시장 증가율(6.0%)를 크게 웃돌고 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도 절대적인 판매 숫자는 대중차가 높지만, 각각 9.0%와 11.1%로 판매 증가율은 고급차 브랜드가 더 높다.
현대차는 다시금 판매에 탄력을 받은 지금이 적기라고 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인간 중심의 진보(Human Centered Luxury)’로 정했으며 이것이 제네시스의 차별성이자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홍 부사장은 “새로운 럭셔리 고객은 기존 고객들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며 ‘인간 중심의 진보’에 담긴 방향성과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조 부사장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급차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들은 ‘세계 최초’ 타이틀이 붙는 신기술보다 본인의 효용적 가치에 맞는 기술을 선호하고, 비용을 지불한다. 또, 역동적인 주행을 추구하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과시를 위한 과감한 디자인 보다는 개성 표현에 적합한 형태를 찾으며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원한다.
조 부사장은 “새로운 소비자의 유입이 고급차 브랜드에게 위기 혹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과거의 고착된 이미지 또는 관행을 갖고 있는 브랜드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고, 이제 시작한 브랜드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사장도 “특별한 기술보다도 어떤 기술을 담을 것인지 선택과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사람 중심의 기술과 진화에 초점을 두고, 특히 안전 위주로 차별성을 가져갈 것이며 현재 어느 정도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자신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에는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의 혁신과 기술이 총 집약되며 그 중에서도 현대제철의 초고장력강판이 활발하게 적용된다. 정 부사장은 “우리의 최대 장점은 철판부터 모든 설계를 차에 맞춰서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초고장력강판 적용을 높이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성능도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와 같은 플래그십 전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대형 거점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전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브랜드 별도의 전시 공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판매 접점과 더불어 사후 서비스 측면에서는 모든 인력에 대해 새로운 교육이 실시되며 ‘EQ900’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전용 원스톱 콜센터가 운영된다. 또, 블루링크를 활용해 일상 점검부터 고장 점검까지 소비자가 직접 서비스 센터를 찾지 않아도 되는 홈투홈 서비스가 실시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주자인 ‘G90(EQ900)’는 내년 초 미국에서 글로벌 데뷔식을 치른다. 현대차는 ‘G90’ 공개와 더불어 미국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며 이후 중동, 중국 등 여타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 명은 기존 자산 활용과 제네시스의 글로벌 인지도를 고려해 결정됐으며 여기에 제네시스의 신기원 이라는 어원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현대차는 2020년까지 총 6종의 제네시스 브랜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며 ‘에쿠스’의 완전변경 신차를 시작으로 중형 럭셔리 세단 ‘G70’,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로 구성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신규 차명 체계도 도입하는데,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방식을 활용한다. /fj@osen.co.kr
[사진]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 발표회에서 공개된 ‘G90(EQ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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