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고맙다 상비군’ 김인식의 진심과 희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06 14: 00

“고맙지, 정말 열심히 해줬어. 그래서 우리한테 많은 도움이 됐다고”(김인식 감독).
오는 8일부터 시작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관 ‘프리미어12’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팀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막전이 열릴 삿포로로 출발했다. 그런데 평소보다는 대표팀이 ‘작아진’ 느낌이었다. 그간 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함께 했던 상비군 선수들이 완전히 제외된 선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12명의 상비군 선수를 소집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7년 만에 소집된 상비군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상비군 없이는 대표팀 훈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26일 공식 소집 당시 대표팀 인원은 16명에 불과했다. 최종 엔트리에 든 선수 중 한국시리즈에 뛸 선수 11명, 그리고 일본시리즈에 출전한 이대호를 제외한 숫자였다.

그래서 소집된 선수들이 상비군이었다. 심동섭 홍건희(이상 KIA) 김택형(넥센) 박종훈(SK, 이상 투수), 김사훈(경찰청, 포수), 문선재 양석환(이상 LG) 하주석(한화) 김하성(넥센) 오승택(롯데, 이상 내야수), 고종욱(넥센) 김도현(경찰청)까지 12명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3일 대표 선수들이 전원 합류함에 따라 그 전후로 순차적 해체됐으나 몇몇은 마지막까지 대표팀의 공식 훈련에 큰 도움을 주며 자신들의 임무를 다했다.
상비군 소집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연습경기를 치르기 위해 부족한 포지션의 선수를 달라고 하면 구단은 난색을 표하기 일쑤였다. “아프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 등 이유도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나 이 선수들은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했다. 각자 시즌이 끝나 피로도가 쌓인 상황이었지만 대표팀의 성공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한 선수들이었다. “상패라도 줘야 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도로 훈련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몫은 그 비중이 가볍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상비군 선발 절차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소집된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상비군이 있어 훈련이 돌아갈 수 있었다. 다들 보조 임무를 열심히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한편으로는 희망도 봤다. 김 감독은 “상비군 선수들 중에서도 괜찮은 선수들이 있었다. 조금만 더 성장하면 앞으로는 기대를 걸어볼 만한 선수들이 몇몇 있더라”라며 상비군 선수들의 훈련에도 눈을 떼지 못했다.
김 감독의 말투에는 다음에는 상비군이 아닌, 당당한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길 바라는 지도자의 희망과 바람이 담겨 있었다. 실제 김 감독은 고종욱 김하성 오승택의 경우는 행여 생길 수 있는 부상 결원에 대비한 예비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대표팀에 승선해도 자기 몫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행보였다.
상비군 선수들의 떠나는 미소도 밝았다. 소정의 연습수당이 지급되지만 그 이상의 경험을 했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였다. 박종훈은 “대표팀에 언더핸드 유형 선배 투수들이 네 명이나 있다. 그런데 같은 유형이라고 해도 폼이 다 다르다”라면서 “정대현 선배께 구질이나 경기 운영 등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아마 나머지 11명의 상비군들도 ‘국가대표’의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가슴 속에 큰 꿈을 새겼을지 모른다. 김인식 감독의 희망을 이 선수들이 현실로 만들 때 대표팀의 성장도 양질로 이뤄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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