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솔직하다] RC로 예측한 포지션별 GG 수상자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07 06: 06

야구는 곧 기록입니다. 숫자만으로도 녹색 다이아몬드가 머릿속에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은 야구만이 갖는 매력이 아닐까요. 그라운드의 숨은 기록을 새롭게 밝혀내 독자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2015년 KBO 리그는 두산 베어스가 통산 4번째,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막을 내렸다. 이제 야구선수와 팬들 모두 내년 개막을 기약하며 긴 겨울을 보내야 한다. 야구팬들에게 겨울은 야구가 없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한 해 동안 땀흘린 선수들 중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이들이 상을 거머쥐는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골든글러브는 야수들에게 반드시 받아보고 싶은 상이다. 해당 포지션에서 그 해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골든글러브는 언론사와 해설위원, 방송 관계자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KBO 리그에서 공식적으로 수상하는 상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의 표를 모으기 때문에 가장 공신력있는 상이기도 하다.

상의 이름은 '골든글러브'지만, 사실 수비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상이다. 현실은 포지션별 최고선수상에 가깝다. 투수를 제외한 야수들은 보통 타격성적이 좋은 선수가 상을 받는다. 물론 포스트시즌 성적, 스타성 등 변수가 있지만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결정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역시 타격 성적이다.
그런데 타율이나 홈런, 타점 등은 타자의 능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한다. 골든글러브는 한 시즌을 놓고 누적성적을 평가하는데, 전통적인 스탯만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득점기여에 대한 누적수치, 즉 RC(Runs Created)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포지션 별 RC 1위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건 7건 뿐이었다.
올 시즌 포지션별 RC 1위는 다음과 같다. 포수: 강민호(롯데,102.57), 1루수: 에릭 테임즈(NC,200.59),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삼성,131.51), 3루수: 박석민(삼성,116.61), 유격수: 김하성(넥센,94.48), 외야수 3명: 유한준(넥센,130.84) 김현수(두산,128.03) 최형우(삼성,124.31), 지명타자: 최준석(롯데,118.44).
이 가운데 테임즈는 KBO 리그 역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RC 200을 돌파했다. 올해 NC는 총 844득점을 올렸는데, 간단히 말해 테임즈가 이 가운데 200점을 기여했다는 말이다. 대략 팀 득점의 24%를 테임즈가 냈다는 이야기다.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는 RC 168.45로 자신의 커리어하이와 동시에 리그 RC 2위를 기록했지만 테임즈가 같은 1루수인 것이 불운이라면 불운이다.
구단별 RC 1위 선수는 다음과 같다. 두산: 1명(김현수), 삼성: 3명(나바로·박석민·최형우), NC: 1명(테임즈), 넥센: 2명(김하성·유한준), 롯데: 2명(강민호·최준석). 이들을 제외한 5개 구단은 RC 포지션 1위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해는 몇 명의 RC 1위 선수가 골든글러브 영예를 차지할까. /cleanupp@osen.co.kr
*RC란? 빌 제임스가 고안한 스탯으로 팀 득점에 몇 점이나 기여했나를 보여준다. 득점기여에 대한 누적기록이기 때문에 연간 골든글러브 수상자 예측에 알맞다. 기본적인 공식은 출루율에 총루타수를 곱하는 것인데, KBO 리그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는 자체적으로 수정을 거듭한 RC를 제공하고 있다.
[기록] 스포츠투아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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