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 넥센)의 포스팅 입찰이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둔 가운데 미 언론들이 앞다투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는 지역 유력 언론들이 박병호 포스팅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으로 관심을 대변 중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박병호는 지난 2일 MLB 사무국에서 포스팅 공시를 했으며 7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입찰이 마감된다. 올 시즌 박병호의 경기 모습을 직접 지켜본 MLB 팀들은 대략 20개 팀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입찰에 뛰어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가운데 현지에서 가장 분위기가 뜨거운 팀은 역시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다.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는 현 시점에서 박병호와 가장 가까운 팀들로 손꼽힌다. 조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우선 타 팀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자금력을 어느 정도 보유한 팀이며 1루수 쪽에 다소간 고민이 있다. 보스턴은 핸리 라미레스의 1루 전향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1루는 물론 전 포지션에서의 장타력 저하가 도드라졌다. 이에 두 팀이 박병호 포스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액이 관건일 뿐이다.

지역 유력 언론들도 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포스팅 마감 시한을 앞두고 나란히 관심을 드러냈다. ‘보스턴 헤럴드’의 담당기자인 스캇 라우버는 7일 “포스팅시스템 자체가 조용한 경매이기 때문에 팀들은 관심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라면서도 “보스턴이 박병호를 관찰했다는 것은 이미 확인이 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KBO 리그에서 52·53홈런을 친 박병호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다”라고 보도했다.
라우버는 지난해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영입해 대박을 친 사례를 언급하며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은 강정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전 다저스는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으로 2570만 달러를 제시했고 이는 한국인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라며 꽤 높은 금액이 오고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박병호의 몸값은 쿠바 선수들로부터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는 4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세스페데스의 성공 이후 호세 아브레유(6년 6800만 달러), 러스니 카스티요(7년 7250만 달러)의 몸값은 훨씬 더 뛰었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연속 성공으로 KBO 리그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박병호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는 ‘보스턴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의 성공 덕에 박병호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긍정적인 전망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또한 7일 FA 전망을 예상하는 글에서 박병호의 포스팅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세인트루이스는 박병호의 구애자 중 하나가 될 만하다”라면서 “세인트루이스는 1년 전 강정호 영입전에서 피츠버그에 밀렸다. 하지만 존 모질리악 단장은 최근 세인트루이스가 국제 스카우트 시장에 좀 더 공격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라며 강정호 이상의 관심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보스턴은 지난 1월 애리조나 캠프 당시부터 넥센 훈련장을 찾아 박병호를 관찰했으며 올 시즌 스카우트 팀의 고위 책임자가 직접 한국을 찾아 박병호의 기량을 확인했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도 꾸준히 스카우트들이 목동구장을 찾은 팀이다. 그 외 텍사스 등 다른 빅마켓 팀들의 관심도 이어지는 상황으로 포스팅 금액이 치솟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