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켓 관심’ 박병호 포스팅, 해피엔딩 유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07 06: 34

박병호(29, 넥센)를 둘러싼 주사위 굴리기는 끝났다. 이제 주사위에 적힌 숫자를 읽는 일만이 남았다. 적지 않은 팀들이 입찰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만큼 확인의 기회는 더 많다. 특히 빅마켓을 등에 업은 팀들의 관심이 이어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 포스팅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지난 2일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공시와 함께 시작됐던 박병호의 포스팅은 7일 오전 7시(한국시간)로 마무리됐다. 박병호 영입에 관심이 있는 팀들은 이 시간 전에 입찰을 마쳤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이 중 최고 금액을 곧바로 KBO에 전달하며, KBO는 이를 즉시 원 소속팀 넥센에 다시 전달할 예정이다. 넥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7일 중으로 수락 여부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는 올해 아시아 출신 포스팅 도전자 중 야수 최대어라고 할 만하다. KBO 리그에서 2년 연속 50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증명했다. 여기에 1년 앞서 MLB에 진출해 좋은 활약을 선보인 강정호(28, 피츠버그)의 사례가 더해지며 포스팅 금액이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내셔널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강정호 이상의 금액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상황도 좋았다. 20개에 이르는 MLB 팀들이 1년 동안 경기장을 직접 찾아 박병호를 지켜봤다. 이 팀들 중에는 보스턴, 텍사스와 같이 자금력이 비교적 풍부한 팀들도 있었다. 여기에 현재 MLB FA시장에는 장타력을 갖춘 1루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크리스 데이비스가 최대어지만 모든 팀들이 1억 달러 이상을 주고 데이비스를 품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우타, 그리고 장타력을 가진 박병호의 주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일단 관심을 모으는 것은 금액이다. 넥센은 이번 박병호 포스팅 수락의 하한선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다. 야구계에서는 “실망스러운 금액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넥센의 자신감으로 보고 있다. 1000만 달러 이상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1500만 달러 이상을 넘어간다면 ‘대박’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당장 거금을 손에 쥐는 넥센은 물론, 포스팅 금액이 연봉 산정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박병호에게도 무조건적으로 유리하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포스팅 절차는 말 그대로 비공개경쟁입찰이기 때문에 어떤 구단이 입찰했는지, 그리고 얼마를 적어냈는지는 현 시점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도 모를 것”이라면서도 “1루 자원이 적고 장타력에 문제가 있는 팀들이 적지 않다. 빅마켓 팀들이 참여한다는 전제 하에 전반적으로 1000~1500만 달러 사이를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텍사스와 보스턴은 4일과 5일 열린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에도 스카우트를 파견해 마지막까지 박병호를 지켜봤다. 포스팅이 치열한 눈치 싸움임을 고려하면 어느 한 쪽에서 금액이 확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차피 포스팅은 2등의 금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1등만이 기억되는 세상이다. 경쟁이 붙은 박병호 포스팅전의 해피엔딩을 조심스레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구단과 선수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선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