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가 마무리됐다. 총 20명의 선수들이 퀄리파잉오퍼를 받으며 역대 최다 기록을 쓴 가운데 올해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선수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선수들의 명단을 최종 공시했다. 올해의 경우는 20명이 퀄리파잉오퍼를 제시받아 지난해(12명)보다 약간 더 늘었으며 이는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최다 인원이다. 지난 3년간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선수가 총 34명이었음을 생각하면 올해는 대상자가 많음을 알 수 있다. MLB 상위 125명 선수들의 평균 연봉으로 계산하는 올 시즌 퀄리파잉오퍼 금액은 약 1580만 달러다.
선수들은 이 제안을 받아 1년간 1580만 달러를 받고 현 소속팀에서 뛸지, 혹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완전한 FA 신분을 획득할지에 대해 결정해 통보해야 한다. 만약 이 제안을 거부하고 나가는 선수가 다른 팀과 계약을 맺을 때 원소속팀은 드래프트 지명권(1라운드, 하위 10개 팀은 1라운드 이외 최상위 지명권)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퀄리파잉오퍼가 걸려 있는 선수들을 영입할 때는 다소 신중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한다.

마감을 앞두고 각 구단별로 분주하게 움직였던 하루였다. 우선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야수 최대어로 손꼽히는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와 베테랑 투수 존 래키에 모두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했다. 당초 래키에게 이 제안을 고민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예상대로 흘러갔다. 다만 세인트루이스는 헤이워드는 붙잡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2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계약이 터질지 주목된다.
LA 다저스는 FA로 풀리는 선수 3명(잭 그레인키, 하위 켄드릭, 브렛 앤더슨)에게 모두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했다. 그레인키는 거부가 확실시되지만 나머지 두 선수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볼티모어 역시 크리스 데이비스, 천웨인, 맷 위터스에게 모두 제안을 던졌다. 데이비스와 천웨인은 거부가 확실시된다. 다만 위터스는 오히려 소속팀에서 거부해주길 바라는 상황이다.
워싱턴은 덕 피스터에게 제안을 하지 않은 대신 이안 데스먼드와 조던 짐머맨에게는 예상대로 퀄리파잉오퍼를 던졌다. 텍사스는 마지막 순간 올 시즌 선발진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요바니 가야르도에게 제안서를 내밀었다. 샌디에이고 또한 막판 저스틴 업튼과 이안 케네디에게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했다. 물론 짐머맨이나 업튼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카고 컵스는 팀의 주전 외야수인 덱스터 파울러에게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했다. 우완 선발 요원인 마르코 에스트라다(토론토),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한 다니엘 머피(뉴욕 메츠), 공수에서 균형이 잘 잡은 외야수인 알렉스 고든(캔자스시티), FA 시장에서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제프 사마자(시카고 화이트삭스), 장타력이 있는 콜비 라스무스(휴스턴), 두 자릿수 승수 가능성이 충분한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도 퀄리파잉오퍼를 받았다.
퀄리파잉오퍼 제도는 2013년 도입됐다. MLB의 부익부 빈익빈 추세에 제동을 걸어보고자 하는 취지였다. 큰 손들이 FA 선수들을 싹쓸이하는 데 있어 약자의 1년 계약 가능성과 강자의 드래프트 지명권이라는 방지턱을 뒀다. 한편으로는 치솟는 몸값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퀄리파잉오퍼를 수용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의 경우는 12명의 선수들이 모두 FA 시장에 나가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퀄리파잉오퍼를 무색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장에 나가도 확실한 계약을 보장받지 못하는 선수가 몇몇 있기 때문이다. 에스트라다, 머피, 위터스, 앤더슨, 케네디와 같은 선수들이다. 올해는 역사적인 첫 수용자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