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외인' 포웰의 마음 속 고향은 인천이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1.07 07: 04

"인천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리카르도 포웰(32, 전주 KCC)이 친정팀 인천 전자랜드를 3연패의 늪에 빠뜨렸다. KCC는 지난 6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 원정 경기서 전자랜드를 87-80으로 제압했다.
2연승을 달린 KCC는 10승 8패를 기록하며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전자랜드는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7승 11패, 8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포웰이었다. 지난 3월 25일 원주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홈경기 이후 226일 만에 인천에 돌아온 포웰은 1, 3쿼터 20분만 뛰고도 14득점 7리바운드 5도움 1블록으로 맹활약, KCC의 승리를 이끌었다. 
포웰과 전자랜드엔 특별한 한 판이었다. 지난 2008년 전자랜드에서 KBL 무대에 데뷔한 포웰은 1년 뒤 NBA 진출을 타진하다 2012년 여름 전자랜드에 복귀했다. 이후 팀의 기둥으로 활약하며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포웰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최초로 KBL서 주장 완장을 달고 4강 PO행을 이끄는 역사를 썼다. 지난 시즌 뒤 외국인 선수 규정이 바뀌며 전자랜드와 원치 않는 이별을 해야 했던 포웰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서 끝내 전자랜드와 엇갈리는 운명을 맞았다.
이날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지만 포웰과 전자랜드는 경기 전부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입었던 15번 유니폼을 기념하는 액자를 전달하는 한편 그의 활약이 담긴 헌정 영상을 상영하며 옛 스타를 반겼다. 포웰도 하트 세리머니와 반가운 인사말로 화답했다.
이벤트 도중 눈시울을 붉혔던 포웰은 경기 후 "눈에 먼지가 좀 들어갔다. 비염기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인천에 다시 돌아와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이제껏 전자랜드서 해왔던 부분에 대해 고마워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니폼 기념 액자, 헌정 영상 등 특별 이벤트를 마련해준 친정팀에 대해서는 "난 인천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이런 이벤트를 준비해준 전자랜드 프런트에 감사하다"며 "굉장히 좋은 이벤트였다. (한 팀에서) 오래 뛴 다른 선수들도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자유투 도중 과거 홈팬들의 야유를 받았던 포웰은 "자유투 2개를 놓친 것은 굉장히 화나지만 팬들의 입장은 상대팀 선수를 향해 당연한 것"이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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