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는(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박병호(29, 넥센 히어로즈)에게, 박병호는 다시 이대호(33, 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희망을 전했다.
지난 2일 KBO를 통해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7일 오전 포스팅 응찰액을 통보 받았다. MLB 사무국이 KBO에 알린 박병호의 포스팅 최고액은 1285만 달러다. 한화로 무려 147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이다.
이는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500만 2015달러)의 2.5배가 조금 넘는 액수다. 또한 스즈키 이치로(1312만 5000달러)에 이은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금액 2위다. 박병호 측은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를 통해 향후 30일 동안 최고 응찰액을 쓴 팀과 단독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는 단독 교섭을 하는 한 팀과만 계약이 가능하고, 이외의 팀과는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아직 계약이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넥센과 박병호 측 모두 포스팅 금액이 충분히 만족스러워 계약에도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팅 금액의 규모가 꽤 있는 만큼 연봉도 어느 정도는 보장된다고 봐도 좋다. 참고로 강정호의 연봉은 4년 1100만 달러였다.
박병호와 달리 일본에서 4년간 뛰며 기량을 검증 받은 이대호도 빅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이대호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FA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이 소프트뱅크에 줘야 할 금액이 없다. 따라서 선수에게만 100% 투자할 수 있어 선수가 받을 금액은 포스팅으로 나갈 때보다 커진다.
이대호는 일본에서 4년간 통산 타율 2할9푼3리의 정교한 타격과 함께 98홈런으로 장타력도 증명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타율 2할8푼2리, 31홈런 98타점으로 첫 30홈런 돌파와 함께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일본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찍었다. 또한 일본시리즈에서도 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으로 팀 우승을 이끌며 한국인 최초 일본시리즈 MVP에 올라 주가를 올렸다.
부상이 없는 것 또한 이대호의 장점이다. 그는 4년간 정규시즌에서만 570경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한국보다 이동거리가 비교적 긴 일본에서 준수한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며 결장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건강이라는 측면에서는 박병호와 이대호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이번 박병호 포스팅에서 최고액을 쓰지 못한 팀들이 이대호 영입에 매달릴 가능성도 있다. 박병호를 노렸다는 것은 그 팀의 1루수 혹은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팀들의 시선은 이대호에게 향할 수 있다. 반대로 이대호에게는 빅리그의 길이 보이게 된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