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37, LA 레이커스)가 욕심을 버리니 LA 레이커스가 달라졌다.
LA 레이커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에서 브루클린 네츠를 104-98로 격파했다. 개막 후 4연패에 빠졌던 레이커스는 소중한 첫 승을 신고했다.
의미가 남다른 승리였다. 브라이언트가 어느 정도 욕심을 버렸다. 개막 후 4경기서 브라이언트는 평균 15.8점,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은 32.3%였고, 3점슛도 20.6%에 머물렀다. 브라이언트가 무리한 슈팅을 남발하며 레이커스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브라이언트 자신도 “내 슛은 최악”이라며 자책했다.

브루클린전에서 브라이언트는 심기일전했다. 무리한 슛을 조금 자제하고 동료들을 살려주려 애썼다. 전처럼 무리하게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간결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노마크에서 점프슛을 쐈다. 수비수의 시선을 모은 뒤 빼주는 패스도 좋았다. 브라이언트는 31분을 뛰면서 18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16개 중 5개만 적중했다. 성공률은 떨어졌으나 대부분 쏠만한 슛이었다.
전체 2순위로 레이커스에 입단한 디앤젤로 러셀은 데뷔 후 최다인 16점, 4리바운드, 3스틸을 올렸다. 브라이언트가 슈팅기회를 균등하게 배분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영향이 컸다. 레이커스는 줄리어스 랜든(14점, 7리바운드), 조던 클락슨(16점, 3어시스트), 루 윌리엄스(10점, 3어시스트)가 고르게 득점을 올렸다. 레이커스는 4쿼터 초반 10점 이상 점수를 벌리면서 안정적으로 승리하는가 싶었다.
4쿼터 후반 브루클린 팬들은 갑자기 ‘코비’를 연호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브라이언트를 브루클린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 대선수에 대한 예우였다. 브라이언트는 경기종료 마지막 3분 동안 코트로 돌아왔다. 자신이 경기를 끝내고 싶은 본능은 여전했다. 브라이언트는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던진 회심의 3점슛을 실패했다. 브라이언트가 수비를 하지 않은 조 존슨이 속공을 성공했다. 브루클린이 3점 차로 추격해왔다.
브라이언트는 종료 23.9초를 남기고 5점 차로 달아나는 자유투를 넣었다. 이어 그는 종료 19.3초를 남기고 다시 한 번 귀중한 수비리바운드를 잡아 파울을 얻었다. 브라이언트는 침착하게 자유투 2구를 더 넣어 승부를 갈랐다. 전성기에 비해 기량은 많이 떨어졌지만, 승부처에서 믿을 선수는 역시 브라이언트였다.
브라이언트가 다소 욕심을 버리고 조력자로 나선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레이커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클락슨, 랜들, 러셀 같은 젊은 선수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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