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신인 문성곤(22)이 세 경기 만에 드디어 프로 첫 득점을 올렸다.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7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를 95-72로 물리쳤다. 파죽의 홈 10연승을 질주한 KGC는 11승 8패로 단독 3위가 됐다. 1위 오리온은 시즌 3패(15승)를 당하며 원정 9연승이 좌절됐다.
3쿼터부터 속공이 폭발한 KGC는 한 때 23점을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KGC는 4쿼터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종료 5분을 남기고 주전들을 불러들이며 승리를 확신했다. 문성곤은 4쿼터 종료 4분 19초를 남기고 이정현과 교대해 코트를 밟았다.

문성곤은 프로 첫 2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다. 2점슛과 3점슛 하나씩을 시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자신감을 얻으려면 일단 득점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했다.
프로 첫 득점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갑자기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문성곤은 노마크 레이업슛을 던졌다. 그런데 공이 림을 돌아나왔다. 문성곤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너무나 어이없는 실수였다. 문성곤은 이어 던진 노마크 3점슛도 성공하지 못했다.
기회는 많았다. KGC의 속공상황에서 백코트를 하지 않았던 문성곤은 노마크였다. 김기윤이 공을 빼주려는 찰나, 상대 수비가 그를 막았다. U파울이 선언됐다. 김기윤이 자유투를 시도했다. 문성곤은 프로 첫 득점을 덩크슛으로 장식할 기회를 또 놓쳤다.
결국에는 기회가 왔다. 문성곤은 종료 14초를 남기고 3점슛으로 프로 첫 득점을 올렸다. 문성곤의 슛이 실패할 때마다 탄식을 뱉었던 관중들이 열렬하게 환호했다.
경기 후 만난 문성곤은 “프로 와서 3경기를 했는데 다 이겨서 기분 좋다. 1위 팀을 잡아서 기분이 좋았다. 첫 득점도 기분 좋다. 더 넣을 수 있었는데 마음이 조급했다. 넣은 것 자체가 기분 좋다. 첫 득점 때 환호가 터지는 걸 보니 ‘나를 많이 응원해주시는구나! 내게 기대가 크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웃었다.
첫 슛을 놓친 것에 대해서는 “당시에 나도 리바운드를 내가 잡을 줄 몰랐다. 잡아서 성급하게 대충 쐈다. 덩크슛 할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 왔다 싶으면 레이업이 아닌 덩크를 하려고 했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문성곤의 득점에 동료들도 한숨을 돌렸다. 신인으로 득점물꼬가 터졌으니 부담을 떨칠 수 있겠다는 기대다. 이정현은 “(문)성곤이가 쏠 때마다 일어났다. 코너에서 쐈는데 들어갔는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 우리 팀에 신인이 들어왔는데 3경기 째 출전시간도 없었다. 첫 득점이 나와야 성곤이도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었다. 그래서 동료들이 찬스를 많이 봐줬다. 이제 첫 득점이 나왔으니 좀 더 많은 득점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성곤을 격려했다.
이정현은 “난 데뷔전에 16점을 넣었다. 나와 성곤이는 다르다. 난 비시즌을 치르고 준비가 돼있는 상태였다. 성곤이는 대학리그를 바로 마치고 와서 짧은 시간 색깔을 마치기가 쉽지 않다. 워낙 성실한 친구다.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성곤의 첫 득점에 대학시절 동료들도 한숨을 돌렸다. 고려대 선배 이승현은 경기 전 문성곤을 만나 조언을 해줬다고. 문성곤은 “승현이 형이 내가 너무 얼어 있다고 했다. 표정부터 얼어있다고 했다. 풀고 좀 하라고 괜찮다고 했다”며 씩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 이종현 등 고려대 후배들도 구경을 하러왔다. 선배가 프로 첫 득점을 올리자 이종현도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