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컬럼니스트, “박병호, 강정호 계산법이면 대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08 06: 16

역대 아시아 야수 중 2위인 포스팅 금액(1285만 달러)에서 기대치를 느낄 수 있다. 박병호(29, 넥센)가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향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이제 강정호가 보여준 ‘7%’ 라인을 지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 라인을 지킨다면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도 ‘바겐세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넥센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병호 포스팅에 대한 최고 입찰액은 1285만 달러이며 구단은 이를 수용한다”라고 공식발표했다. 이로써 속전속결로 진행된 박병호 포스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최고 입찰액팀의 실체는 오는 10일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이 팀과 한 달 동안 개인 협상을 벌인다. 현재 프리미어12 출전차 대표팀에 있어 대회가 끝난 뒤 본격적인 만남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현지도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다. 박병호의 포스팅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박병호는 2001년 스즈키 이치로(1312만5000달러) 이후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두 번째로 ‘포스팅 1000만 달러’를 넘었다. 이제 막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만큼 MLB 팀들이 박병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아직 개인협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박병호의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치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컬럼니스트 필 로저스는 간단하고 직관적인 분석법을 내놨다. KBO 리그와 MLB는 분명 수준 차이가 큰 만큼, KBO 리그의 성적을 얼마나 손실 없이 MLB로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년 앞서 MLB에 진출해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다시 소환된다.
강정호는 MLB 진출 직전 시즌인 2014년 1.198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했으며 KBO 리그 통산 OPS는 0.887이다. 그리고 2015년 MLB 첫 해의 OPS는 0.816이었다. 로저스는 “(통산 OPS에 비해) 약 7% 정도가 줄었다”라고 계산했다. 박병호의 KBO 리그 통산 OPS는 0.951이다. 로저스는 “(강정호와 비슷하게) 7% 정도가 감소한다면 그의 MLB 예상 OPS는 0.881 수준”이라고 자신의 논리를 설명했다.
MLB에서 0.881의 OPS라면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는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로저스는 “0.881의 OPS는 J.D 마르티네스(디트로이트)와 앤드루 매커친(피츠버그)의 사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기준으로 OPS 0.881은 MLB 타자 전체를 통틀어서도 1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박병호가 강정호처럼 자신의 기록을 최대한 지켜낼 수 있다는 전제하에 훌륭한 계약이 될 수 있다는 게 로저스의 생각이다.
물론 박병호는 타고투저 현상의 KBO 리그에서 1년을 더 뛰었으며 때문에 통산 OPS도 조금 높다. 강정호와 비슷한 손실 수준이라면 박병호의 OPS는 0.800 수준을 조금 넘을 것이라 예상하는 게 좀 더 현실적이다. 대다수의 통계전문프로그램들이 그 정도 선을 예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박병호가 강정호만큼 MLB에 적응을 잘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조건도 붙는다.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데는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와 통계시스템이 동의하고 있다. 올해 리그 전체 1루수 중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린 선수는 단 17명이다. 특히 FA 시장에 나오는 20홈런 이상의 1루수는 크리스 데이비스 외에 딱히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박병호에게 기대하는 것은 3할이 아닌, 20홈런 이상의 장타력이다. 박병호 포스팅이 순조롭게 끝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다. /skullboy@osen.co.kr
[사진] 삿포로(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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