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성공’ 손아섭, 포스팅 연승 이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08 10: 27

포스팅 절차를 시작한 박병호(29, 넥센)는 깨끗한 장타를 쳐냈다. 이제 박병호의 후속 타자로 손아섭(27, 롯데)이 선다. 손아섭도 만족할 만한 금액을 받고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넥센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병호의 포스팅 입찰을 수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직 어떤 팀이 박병호에게 최고 입찰액을 써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1285만 달러라는 수치는 분명 넥센과 박병호 양자에게 훌륭한 조건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금액을 통보받은 넥센이 한치의 망설임 없이 ‘OK 사인’을 낸 것에서 이와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박병호는 프리미어12 대회가 끝난 후 본격적인 개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그 다음 포스팅 주자는 손아섭이다. 포스팅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요건 7년을 채운 손아섭은 팀 동료 황재균과의 교통정리를 통해 먼저 기회를 얻었다. 아직 정확한 포스팅 개시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11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병호 포스팅은 KBO 리그의 위상이 재정립됐다는 명제를 증명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2001년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 이후 거의 15년 만에 ‘1000만 달러 포스팅’을 기록한 아시아 야수가 나왔다. 박병호 개인의 기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류현진(28, LA 다저스) 강정호(28, 피츠버그)의 성공으로 KBO 리그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것 또한 실감할 수 있다. 이는 손아섭에게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거포 유형인 박병호, 그리고 정확성을 위주로 하는 손아섭의 포스팅 금액을 동일한 선상에서 판단할 수는 없다. 박병호처럼 1000만 달러가 넘는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손아섭의 경우는 2011년 MLB에 진출한 아오키 노리치카를 비교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다. 일본무대를 평정한 타자였던 아오키는 밀워키가 250만 달러를 제시하고 독점 협상권을 따냈다.
롯데는 아직 손아섭 포스팅 수락의 하한선을 잡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오키의 전례가 있기에 250만 달러 정도라면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성공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손아섭 측도 내심 이 금액을 생각하고 있다. 여러 상황을 둘러봐도 손아섭 포스팅 성공은 잣대는 250만 달러 언저리일 가능성이 높다. 한 구단 관계자는 “롯데가 500만 달러 이상을 원한다면 그것은 욕심이다.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다만 팀 내에서 손아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있기에 고민은 클 것이다. 250만 달러가 없어서 구단 운영을 못할 팀도 아니다”라고 점쳤다.
결국 1차 관건은 이 기준을 넘겨 롯데를 ‘시험’에 들게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 이하의 금액은 롯데도 반대할 명분이 생긴다.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아오키도 혹독한 평가를 받았던 전례가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코너 외야수는 항상 FA 및 트레이드 매물이 많은 포지션이기도 하다. 그러나 손아섭은 아직 만 27세의 젊은 선수이며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타격 정확성 등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8일부터 시작될 프리미어12는 가치를 끌어올릴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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