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회에서 ‘성적 보증수표’ 역할을 했던 김광현(27, SK 와이번스)이 이번에도 대표팀에 승운을 불러올까.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운명의 개막전을 맞이한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3승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위 4개팀이 8강에 진출하는 만큼 초반 페이스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시작부터 강적 일본을 만나는 쉽지 않은 일정. 대표팀은 초반에 빠르게 승수를 쌓아 여유로운 운영을 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일본전에선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로 나선다.
김광현은 일찍부터 일본전 선발로 예상됐다. 본인 스스로도 훈련 당시 “아직 통보받지 못했지만 8일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이지만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일본 킬러’ 이미지를 굳혔다. 게다가 김광현이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대표팀은 항상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광현은 “내가 나간 대회에서 내 성적에 관계없이 항상 성적이 잘 나왔다. 이번에도 분명 잘 할 것이다”라고 굳게 믿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는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내며 팀을 금메달까지 이끌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26(14⅓이닝 2자책점)의 기록. 특히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5⅓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상대로 8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완벽히 압도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 금메달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이 대회에선 김광현, 그리고 대표팀의 성적이 모두 좋았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일본 킬러의 명성을 잇지 못했다. 김광현은 이 대회에서 4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21.60(3⅓이닝 8자책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하지만 대표팀은 6승 3패로 WBC 준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전에 3패를 한 대표팀이지만 결승전까지 접전을 펼쳤다. 이후 김광현이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김광현은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52(7⅔이닝 3자책점)를 마크했다.
김광현의 최근 일본전 성적은 좋지 않다. 그러나 경험이 쌓인 만큼 당당한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3일 공식 훈련에서 “예전에는 직구, 슬라이더만 던졌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연차가 쌓이고 선발로 많이 경기를 하다 보니 완급 조절, 컨트롤의 중요성을 안다. 포수가 리드하는 것이지만 그전에 서로 입을 잘 맞추겠다”면서 “예전처럼 힘으로만 던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4일 쿠바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후에도 “일본도 점검을 많이 할 것이다. ‘김광현’하면 직구 슬라이더로 알고 있다. 그래서 커브, 체인지업을 던졌다. 커브, 체인지업으로 헛스윙도 나오고 삼진도 잡았다”면서 “일본전에서 실패한 적이 있어 공부를 했고 일본 타자들 유형을 잘 알고 있다. 일본도 전력 분석을 하겠지만, 나 역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굳은 의지를 표했다. 이제는 결전의 날을 앞두고 있는 상황. ‘성적 보증수표’였던 김광현이 이번 대회에서도 그 위용을 뽐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