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 넥센)의 우선협상권을 따낸 팀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에서 ‘지우개 놀이’가 시작됐다. 클리블랜드는 입찰은 했으나 탈락한 것으로 보도됐으며 볼티모어도 불확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빅마켓’ 팀이라는 추론이 더 힘을 얻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클리블랜드 담당인 조던 바스티안은 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클리블랜드는 한국인 슬러거 박병호의 포스팅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 경쟁에서 승리하지는 못했다. 박병호의 최고 입찰액은 1285만 달러로 보도됐다”라고 전했다.
클리블랜드가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수없이 제기됐다. 마땅한 1루 거포가 없는데다 최근 몇 년간은 좋은 우타 거포 자원이 기근에 가까운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산타나와 크리스 존슨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이에 클리블랜드는 내야수를 물색 중이었으며 올 시즌 박병호를 보기 위해 스카우트를 적잖이 파견한 구단이기도 하다. 성사 가능성은 낮지만 입찰 참여는 확실시됐다. 하지만 역시 1285만 달러까지를 쓴 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또 하나의 강력한 후보인 볼티모어도 정황상 박병호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능성은 조금 낮아졌다. MASN의 볼티모어 담당 기자인 로스 쿠바코는 8일 볼티모어의 오프시즌 전반을 다룬 기사에서 “KBO 리그 넥센이 1루수 박병호와 협상을 할 알려지지 않은 팀의 1285만 달러 입찰을 수락했다”라면서도 “볼티모어는 지난 몇 년간 그를 여러 차례 지켜봤다. 하지만 저 금액(1285만 달러)에 입찰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볼티모어는 팀 내 최고 장타력을 가진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가 현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상황이다. 1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데이비스를 눌러 앉힐 자금력은 없다. 이에 박병호를 대체자로 생각한다는 보도는 여러 차례 나왔으며 댄 듀켓 단장이 박병호를 신뢰하고 있다는 말도 업계에서 계속 나돌았다. 다만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했을 가능성은 다소 낮게 점친 것이다. 아무래도 연봉 구조가 큰 팀은 아니다.
두 팀은 피츠버그와 함께 ‘빅마켓’ 클럽이 아닌 팀 중 박병호 포스팅에 승리할 법한 후보자로 뽑혔다. 그러나 다소 부정적인 보도가 나옴에 따라 일단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보스턴 등 유력 후보들의 가능성은 그만큼 더 올라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