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틀 뒤에는 다 밝혀질 일이지만 박병호(29, 넥센)의 우선 협상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힌트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포스팅 금액’에서 단서를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심을 받았던 팀들 중 몇몇이 '탈락'을 시인하면서 주목받지 못했던 팀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병호는 7일 원소속팀 넥센이 포스팅 최고 입찰액(1285만 달러)을 수용함에 따라 앞으로 한 달간 최고 입찰액을 쓴 팀과 우선협상을 갖는다. 여기서 틀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한 에이전트는 “1285만 달러라는 돈은 포스팅 시장에서 거금이다. 이 정도 성의를 보인 팀이 개인협상을 소홀히 할리는 없다. 박병호 측도 비교적 만족스러운 연봉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팀이 어디냐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해당 팀과 MLB 사무국의 실무 담당자가 아니면 누구도 모른다.
당초 포스팅 금액이 1500만 달러 이상의 ‘대박’을 치면 주목할 수 있는 팀은 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박병호 영입에 관심을 가진 팀 중 ‘빅마켓’을 등에 업은 구단을 눈여겨보면 어느 정도 해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85만 달러는 다소 애매하다. 이 에이전트는 “꼭 빅마켓 구단이 아니더라도 박병호 영입에 확신을 가진 팀이 있다면 이 정도 금액까지는 써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예상 후보군이 더 넓어졌다는 의미다.

일단 탈락한 팀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올 시즌 스카우트를 파견해 박병호를 많이 지켜봐 유력 후보 대상에 올랐던 텍사스, 클리블랜드, 볼티모어, 샌디에이고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한 후보들이었던 이들은 입찰은 했으나 최고액을 써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샌디에이고는 입찰 여부가 불투명하다. 디트로이트와 LA 에인절스는 아예 입찰하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팀은 계속 추려지고 있다. 박병호 영입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던 보스턴, 세인트루이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10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적어낼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팀들이다. 특히 강정호(28)를 놓친 세인트루이스를 주목해서 볼 수 있다. 전력 구조상 박병호 영입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질 만한 팀이다. 1루수가 마땅치 않고 장타력이 떨어지는 세인트루이스는 업계의 ‘예상 0순위’다. 텍사스, 볼티모어, 클리블랜드가 탈락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강정호 대박으로 단맛을 본 피츠버그 또한 좀 더 과감하게 움직인다는 전제 하에 넓은 측면에서 포함시킬 수 있다. 포지션상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뉴욕 양키스도 박병호를 지켜본 구단이다. 그러나 의외의 팀이 박병호 영입의 승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강정호의 포스팅 당시에도 피츠버그는 그렇게 주목받지 못한 팀이었다. 닐 워커, 조디 머서, 조시 해리슨 등이 버티고 있어 강정호 영입에 대한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에이전트계에서는 세인트루이스, 보스턴의 동향을 주시하면서도 “오히려 가장 빅마켓 팀인 보스턴보다는 의외의 팀이 최고 입찰가를 썼을 수 있다”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외 박병호를 가장 조용히 지켜봤던 토론토 또한 ‘미스터리 팀’의 또 다른 후보다. 여기에 역시 1루수와 장타력이 필요한 미네소타, 콜로라도, 시애틀 등도 의외의 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이 팀들은 올해 목동구장에서 자주 스카우트를 파견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병호의 우선 협상권을 차지한 팀은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 먼저 새어나오지 않는 이상 10일쯤 그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