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무대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인 선수가 등장했다. 슈퍼매치 네 골의 주인공 윤주태(25, FC서울)다.
FC 서울은 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서 수원 삼성을 4-3으로 제압했다. 윤주태는 슈퍼매치 역사상 처음으로 혼자 네 골을 폭발시키며 원맨쇼를 펼쳤다.
윤주태가 터트린 네 골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있다. 보통 최전방 공격수들은 퍼스트 터치에서 조급함을 느껴 공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윤주태는 간결하게 공을 잡는 퍼스트 터치가 아주 감각적이었다. 수비수가 앞에 있어 득점하기 쉬운 자리가 아님에도 윤주태는 한 번의 터치로 공을 접어 수비수를 단번에 벗겨냈다. 골문 앞에서 여유롭게 공을 처리하는 능숙함이 돋보였다.

두 번째 다득점 비결은 정확한 슈팅과 과감한 결정력이었다. 퍼스트 터치로 공간을 창출한 윤주태는 빈틈이 보인다 싶으면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때려 넣었다. 네 골 모두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골키퍼와 다소 먼 곳에서 터졌다. 정확하게 골대 빈 구석에 공을 차 넣을 수 있는 킥력이 있기 때문에 페널티 박스 안쪽의 어디서나 득점할 능력이 있었다. 찰나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때리는 판단능력도 좋았다. 윤주태는 스트라이커로서 갖춰야 할 기본능력을 모두 발휘했다. 네 골의 비결이었다.
경기 후 윤주태는 “(박)주영이 형이 3골로 슈퍼매치 최다골을 기록 중이었는데 내가 4골을 넣어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어 행복한 경기였다. 올 시즌 교체로 나왔던 적이 많았다. 경기를 즐기자는 생각뿐이었다. 선발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홈경기였다. 즐겼는데 승리할 수 있어 좋았다”며 기뻐했다.
연세대 중퇴 후 독일 분데스리가에 도전했던 윤주태는 국내무대로 유턴했다. 올 시즌 윤주태는 9골을 터트리며 아드리아노(8골), 박주영(7골) 등 내로라하는 팀내 간판공격수들을 제치고 팀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생활 4년 반 만의 재발견이다.
윤주태는 “독일에서 돌아올 때 후회는 없었다. 더 높은 곳에서, 분데스리가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프로 생활한지 4년 반이 됐다.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2년 차부터 경기하기 편했다. 슈팅 상황이 나오면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 올해 그런 부분을 신경 쓰다 보니 골도 많이 넣을 수 있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슈퍼매치 대폭발로 윤주태는 K리그서 단숨에 주목받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