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기만 해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직행 티켓을 위해 안정 대신 모험을 택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포항은 8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서 성남과 0-0으로 비겼다.
포항은 승점 63을 기록하며 5위 성남(승점 56)과 7점의 격차를 유지,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최소 4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4위 서울(승점 61)이 FA컵 우승으로 ACL 진출을 확정지음에 따라 포항도 최소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거머쥐게 됐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2위가 목표라 끝까지 가봐야 한다"면서 "전후반 상황에 따라 승부를 낼 것이다. 모험수를 두더라도 오늘 경기를 잡아야 2위 싸움에 유리하다. 플레이오프를 하는 것과 안하는 건 차이가 있다"며 승점 3을 노렸다.
황 감독의 공언대로 포항은 경기 내내 과감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전반 신진호와 고무열의 발에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나왔지만 간발의 차로 무위에 그치며 0-0으로 후반을 기약했다.
황선홍 감독은 공언했던 대로 후반 이른 시간 승부수를 띄웠다. 9분 수비력이 좋은 중앙 미드필더 김태수 대신 최전방 공격수 라자르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전반 4-1-4-1 혹은 4-3-3에 가깝던 포항의 포메이션은 김태수-라자르의 바통 터치로 4-2-3-1로 바뀌었다. 라자르가 최전방에 자리한 채 바로 밑에 김승대가 위치했다. 손준호는 황지수와 함께 1차 저지선 역을 맡았다.
라자르는 전방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미드필드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김승대는 라자르가 비운 공간을 침투하려 노력했다.
포항은 수 차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회심의 슈팅이 번번이 상대 골키퍼를 넘지 못하거나 골문을 외면했다. 황지수의 손준호의 중거리 슛은 박준혁의 선방에 막혔다. 배슬기의 헤딩 슈팅은 간발의 차로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황 감독은 여의치 않자 후반 29분 두 번째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무열 대신 티아고를 넣으며 숨겨둔 발톱을 드러냈다. 포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1골을 노렸다. 종료 3분 전엔 황지수 대신 장신공격수 박성호를 투입했다. 추가시간 티아고의 왼발 슈팅마저 골키퍼 손끝에 걸리며 끝내 무승부로 마감했다.

황 감독이 목표했던 승점 3은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귀중한 승점 1을 획득하며 2년 만의 ACL 진출을 확정지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