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팀의 에이스인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가 기대만큼의 역투를 선보이며 대회 우승을 노리는 팀의 경쾌한 스타트를 이끌었다. 일본 언론도 역투에 대환호를 보냈다.
오타니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WBSC 프리미어12’ 공식 개막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5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2이닝 2실점하며 다소간 불안감을 남겼던 오타니는 이날 고쿠보 히로키 대표팀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 리그 최고 구속이 162㎞인 오타니다. 그런데 이날 1회 김현수를 상대로 던진 최고 구속이 161㎞까지 나왔다. 1㎞가 모자랐다. 그만큼 몸 상태가 최고였다는 의미다. 150㎞ 중반대의 공을 예사로 던진 오타니는 빠른 공에 적응이 덜 되어 있는 한국 타자들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여기에 전매특허인 140㎞대의 포크볼까지 위력을 발휘하며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대부분 140㎞ 초반대 공을 본 대표팀 타자들은 오타니의 빠른 공을 노리고 들어갔지만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외야수를 긴장시키는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이런 오타니의 역투는 일본의 4-0 완승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 ‘설마’하는 생각으로 개막전 결과에 숨을 죽이고 있었던 일본 언론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오타니를 극찬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인 ‘베이스볼 킹’은 “오타니가 익숙한 삿포로돔의 마운드에서 숙적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라고 평가하며 “최고 구속은 자신의 기록보다 1㎞가 덜 나왔을 뿐이고 1회 이후에도 150㎞ 후반대의 빠른 공을 연발하며 한국 타선을 몰아냈다”라고 평가했다. ‘베이스볼 킹’은 “고쿠보 감독의 선언대로 한국 타선을 힘으로 굴복시켰다”라고 고쿠보 감독의 믿음도 같이 엮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사무라이 오타니가 한국 타선을 막아냈다. 압권의 161㎞였다”라면서 2-0으로 앞선 4회 이대호를 병살타로 잡아냈을 때는 소리까지 내질렀다며 에이스의 기백을 칭찬했다. 그 외에 다른 언론들도 오타니의 호투를 일제히 속보로 다루며 이날 투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