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완 강속구투수 조상우(21)는 이번 프리미어12가 국가대표 데뷔전이다. 작년 아시안게임은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대표팀 합류가 유력했지만, 계단에서 넘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이번이 첫 대표팀이 됐다.
조상우에게는 귀중한 경험이다. 이제 갓 약관을 넘은 한국야구의 미래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향후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선수다. 만약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야구가 복귀한다면 대표팀 주축선수가 될 만한 나이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조상우와 한국야구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리고 조상우는 개막전부터 등판 기회를 얻었다. 익숙치않은 삿포로돔, 게다가 한일전이라는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조상우는 데뷔전을 치렀다. 타자 3명을 상대하면서 볼넷 1개와 안타 1개, 그리고 삼진 1개를 잡아냈고 실점은 없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조상우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좋은 약'으로 받아 들일만한 경험이었다.

조상우는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에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선발 김광현이 악전고투 끝에 2⅔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고, 3회 2사 후 1,2루에 주자를 남겨두고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래서 조상우도 흔들렸다. 첫 타자 마츠다 노부히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만루에서 히라타 료스케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3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조상우는 4회말에도 나와 선두타자 시마 모토히로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차우찬에게 넘겼다. 0-2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 주자를 1루에 두고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한 차우찬은 아키야마 쇼고에게 번트를 대주고 아웃카운트와 주자 진루를 맞바꿨다. 그리고 내야뜬공과 내야땅볼로 이닝을 마쳐 조상우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한국은 일본과 가진 개막전에서 0-5로 완패를 당했다. 그래도 얻은 게 없는 건 아니다. 첫 대표팀 발탁된 선수들이 경험을 얻었는데, 조상우도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역할은 해줬다. 앞으로 계속될 대회에서 조상우는 이날과 같이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계속 등판할 것이다. 한일전을 무사히 치른 게 큰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cleanupp@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