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마운드는 약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타선의 힘은 어느 대회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한 이대호, 그리고 4년 연속 KBO 리그 홈런왕 박병호가 있었다. 누구를 4번 타자로 쓸지 행복한 고민이 들 정도다.
게다가 이대호와 박병호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박병호의 포스팅금액인 1285만 달러,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이 나왔다. 넥센 히어로즈 역시 주저하지 않고 승낙하면서 이제 계약협상만을 남겨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8부능선을 넘었다. 이대호는 FA 신분이라 더 유리한데, 일본에서 검증까지 마쳤기 때문에 공격력 보강을 원하는 팀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4번으로 이대호를, 5번으로 박병호를 배치했다. 3번 김현수까지 더하면 정확도와 파괴력 모두 수준급인 타선이었다. 하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고, 결국 한국은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0-5로 져 9년 만에 한일전 영패를 당했다.

이날 박병호는 4타수 2안타, 이대호는4타수 1안타로 활약했다. 이들 2명의 방망이에서 팀 안타 절반이 나왔다. 박병호는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오타니 쇼헤이의 공을 힘으로 밀어치며 1루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지만 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9회 마지막 공격, 이대호가 안타로 출루해 무사 1루 찬스를 잡았는데 여기서 좌전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대호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시리즈에서 투구에 손바닥을 맞아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기다렸던 장타는 안 나왔지만, 안타를 날리면서 컨디션 조율을 마쳤다. 이날 선발투수인 오타니를 상대로는 올해 9타수 1안타로 약했던 이대호,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4회 1사 1루에서는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찬스가 무산되고 말았다. 9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대호는 안타로 출루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중심타선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이대호와 박병호의 장타가 터지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일단 개막전 예열을 마친 이대호와 박병호가 어떤 활약을 펼쳐줄까. 이들의 활약에 대표팀 운명도 달렸다. /cleanupp@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