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조상우, 정우람, 조무근은 웃었고 허경민과 김재호는 울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1차전서 일본 대표팀과 격돌했다. 선발 김광현이 2⅔이닝 2실점(5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흔들리자 대표팀 벤치는 3회 2사 1,3루서 김광현 대신 조상우를 투입했다.
올 시즌 홀드 부문 3위(19개)에 올랐던 조상우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조상우는 선두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상황에 처했다. 타석에는 히라타 료스케. 조상우는 볼 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직구(150km)로 잠재웠다. 조상우는 4회 선두 타자 시마 모토히로와 9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대표팀 벤치는 조상우 대신 차우찬을 투입했다. ⅓이닝 무실점(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임무 완료.

6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선두 타자 아키야마 쇼고를 2루 땅볼로 유도한 뒤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좌월 솔로 아치를 얻어 맞았다. 비거리는 110m. 더 이상의 아픔은 없었다. 정우람은 야마다 테쓰토(유격수 뜬공)와 나카무라 타케야(1루수 파울 플라이)를 범타로 유도하며 6회 투구를 마쳤다. 7회 선두 타자 쓰쓰고 요시모토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정우람은 조무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조무근 역시 김인식호의 비밀 병기답게 깔끔하게 잘 막았다. 7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나카타 쇼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얻어 맞았다. 곧이어 히라타 료스케 타석 때 폭투를 범했다. 2사 3루. 조무근은 히라타 료스케를 3루 땅볼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무근은 시마 모토히로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 세우고 아키야마 쇼고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곧이어 사카모토 하야토와 야마타 테쓰토의 연속 안타로 1실점. 나카무라 타케야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8회 투구를 마쳤다. 1⅔이닝 1실점(3피안타 2탈삼진). 이만 하면 박수받기에 모자람이 없는 활약이었다.

반면 허경민의 부진은 아쉬웠다. 이날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허경민은 공수 양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고개를 떨궜다. 황재균과 허경민을 놓고 고심했던 김인식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3루수가 고민이었다. 오타니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인데 황재균은 실전을 뛰어본지가 오래됐다. 빠른 볼을 대처할 수 있나를 생각했다. 스윙도 큰 타자고 일찍 탈락한 팀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했다. 허경민은 한국시리즈와 쿠바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내 나름대로는 모험"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실패에 가까웠다.
대표팀은 0-2로 뒤진 5회 박병호의 우익선상 2루타와 손아섭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던 허경민은 벤치의 희생 번트 사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일본 대표팀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빠른 공에 압도당해 제대로 번트를 대지 못했던 그는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삼켰다. 허경민은 2회 무사 1,2루서 히라타 료스테의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좌익선상 2루타로 기록됐지만 수비에서의 불안함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재호는 3회 2루 땅볼로 아웃됐고 5회 2사 1,2루 찬스 때 대타 나성범과 교체됐다. /what@osen.co.kr
[사진] 삿포로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