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최고 타자인 이대호(33, 소프트뱅크)의 컨디션은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일까. 부상 후유증이 오래 가고 있는 가운데 첫 경기에서도 좀처럼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모습으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쳐내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WBSC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상대의 두꺼운 마운드를 뚫어내지 못한 끝에 0-5로 영봉패했다. 팀의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첫 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부진했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에서 마쓰이를 상대로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쳐내며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5할, 2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MVP에 오른 이대호는 마지막 경기였던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 투수 바넷의 빠른 공에 오른 손바닥을 맞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면했지만 두꺼운 테이핑을 하고 훈련에 나서는 등 아직까지는 상태가 정상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스스로 경기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이대호였다. 여기에 대표팀 타자 중에서는 오타니를 상대해 본 유일한 선수여서 더 큰 기대가 모였다. 하지만 이날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오타니의 147㎞짜리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대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1사 1루 상황이었는데 2루수 땅볼에 그치며 추격의 기회를 잃었다.
이대호는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두 번째 투수 노리모토에게 역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두 차례 파울을 치며 애를 썼지만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 모습 끝에 힘없이 돌아섰다. 하지만 9회 좌완 마쓰이를 상대로는 좌전안타를 쳤다. 타이밍이 잘 맞은, 깨끗한 안타였다.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쿠바와의 평가전까지 포함해 7번의 타석 만에 나온 안타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예선 두 번째 경기인 11일 도미니카와의 경기까지는 이틀의 조정 시간이 더 남아있다. 이대호의 방망이에 언제쯤 불이 붙을지 관심인 가운데 좋은 감을 가지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