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투수력에서 명확하게 갈렸다. 일본 투수들이 한국 타자들을 압도한 이날 경기였다.
한국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프리미어 12’ 개막전에서 0-5로 패했다. 5회초와 8회초 두 차례 찬스가 있었으나, 적시타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시작부터 흐름을 빼앗겼다. 한국 타자들은 일본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빠른 공에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최고구속 161km 패스트볼과 140km대 포크볼로 쉽게 한국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리면, 포크볼을 공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오타니는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 현재 일본리그 최고의 투수, 더 나아가 빅리그 진출이 확실시되는 투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노리모토 다카히로도 만만치 않았다. 노리모토는 최고구속 157km의 패스트볼로 오타니 못지않은 괴력을 발휘했다. 8회초 2사만루로 몰렸으나. 김현수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국의 마지막 찬스를 무산시켰다. 1구와 2구 변화구를 던진 후 3구 높은 패스트볼로 김현수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마무리는 마츠이 유키가 했다. 마츠이는 9회초 이대호 박병호 손아섭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고, 양의지를 내야플라이, 김상수도 내야 파울 플라이처리해 위기를 극복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마운드에 오른 일본투수 세 명 모두 여전히 커다란 잠재력을 남겨뒀다는 것이다. 오타니는 만 21세, 노리모토노는 만 25세, 마츠이도 만 21세에 불과하다. 한국이 류현진과 김광현 이후 빼어난 선발투수가 나오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상반되는 상황이다.
이날 일본은 뛰어난 투수만큼이나 수비도 돋보였다. 특히 8회초 이용규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유격수 사카모토가 다이빙 캐치로 처리, 한국의 흐름을 끊었다, 강한 투수들과 탄탄한 수비와 조합은 한국 타자들에게 두꺼운 벽으로 다가왔다. / drjose7@osen.co.kr
[사진] 삿포로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