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사카모토 다이빙캐치, '약속의 8회' 지웠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08 22: 51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에는 '약속의 8회'가 있다. 8회만 되면 뒤지고 있던 경기를 신기하게 뒤집는 힘이 있다. 그 중심에는 이승엽이 있는데, 2006년 WBC에서 그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한일전 역전홈런이 그랬다.
유독 대표팀은 8회에 좋은 기억이 많았다. 하지만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프리미어12 개막전만큼은 기분좋은 기적이 재현되지 않았다. 한국은 빈타 속에 일본에 0-5로 완패를 당했다.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게 6이닝 2안타 무득점으로 완전히 묶였던 한국 대표팀은 0-4로 끌려가던 8회가 돼서야 기회를 잡았다. 대타 오재원의 안타와 김상수의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타석에 선 이용규는 모리모토의 공을 제대로 받아쳐 중견수 쪽 안타성 타구를 쳤다.

하지만 공이 가는 길목에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가 서 있었다. 이용규의 안타성 타구를 기가막힌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것이다. 만약 공이 빠져서 안타가 됐다면 분위기를 타고 득점을 올릴 수도 있었지만 이 수비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후 정근우가 볼넷을 골라내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현수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약속의 8회는 다음 번으로 넘겼다.
8회에 득점을 올리지 못한 한국은 오히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더 좋은 찬스를 잡았다. 이대호와 박병호, 손아섭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것이다. 비록 1점을 더 내줘 0-5로 뒤졌지만 분위기를 탄다면 경기 결과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후속 3타자가 허무하게 물러나면서 9년 만의 한일전 영패를 감내해야 했다. /cleanupp@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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