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日 괴력 마운드 경험, 쓴 약이 될까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1.09 10: 30

개막전부터 강팀 일본을 만난 것이 약이 될 수 있을까.
한국 대표팀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제1회 프리미어12’ 일본 대표팀과의 개막전에서 0-5로 영봉패를 당했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첫 경기부터 부담스러운 일본을 만났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상대 투수들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선발 등판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부터 노리모토 다카히로, 마쓰이 유키까지 만만한 투수는 없었다. 첫 경기부터 세게 붙은 경험을 제대로 살릴 필요가 있다.
한국은 본 대회에 앞서 두 번의 평가전을 가졌다. KBO 리그가 끝나는 시점이 애매해 많은 평가전을 치르지는 못했다. 지난 3,4일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개최해 쿠바와 맞붙은 것이 전부였다. 대표팀은 그동안 경기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일본전을 대비해 구위가 좋은 투수를 상대해보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쿠바도 최정예 멤버가 아니었다. 대부분 투수들의 속구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그쳤다. 그나마 두 번째 경기서 5번째 투수로 등판한 카노가 148km의 최고 구속을 기록했을 뿐이다.

어찌됐든 한국 타자들은 KBO 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속구를 보고 본 대회에 임했다. 그러나 일본의 투수들은 전혀 다른 강속구를 뽐냈다. 먼저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1회초 3번 타자 김현수를 상대로는 161km의 강속구를 뿌렸다. 이 뿐만 아니라 최고 147km에 이르는 포크볼을 던져 타자들을 유혹했다. 사실상 2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에 오타니를 공략할 방법은 없었다. 한국은 5회 무사 1,2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후 세 타자가 내리 3연속 삼진을 당했다. 그만큼 오타니의 위력은 대단했다.
7회부터는 노리모토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오타니 못지않은 구위를 자랑했다. 이날 노리모토가 던진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57km. 여기에 140km대의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다. 노리모토는 2이닝을 책임지며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노리모토 역시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28경기 등판해 10승 11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할 정도로 수준급 투수였다. 게다가 215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한 선수. 평가전과는 전혀 다른 투수들을 만났다.
9회 등판한 마쓰이도 퍼시픽리그에서 세이브 순위 4위(33세이브)를 마크한 철벽 구원 투수다. 올 시즌 63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다. 마츠이는 그나마 140km 중반대의 속구를 던졌으나 3연속 안타 이후 제 컨디션을 찾은 모습. 3안타를 맞고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야말로 괴물 투수들의 연이은 등장이었다. 일본 역시 한국을 상대로 최구의 투수들을 내세운 것. 한국은 투타 양면에서 무릎을 꿇었다.
필승을 목표로 했던 일본전 패배. 하지만 1경기를 내줬을 뿐이다. 아직 한국은 남은 4팀과 경기를 펼쳐야 하고, 우선 8강 진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래야 일본전 설욕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첫 경기부터 강적을 만난 건 대표팀에 쓴 약이 될 수 있다. 그동안 KBO 리그에서 보지 못했던 강속구 투수들을 연이어 상대했다. 구속은 달랐지만 어쨌든 9회 등판한 마쓰이를 공략하는 모습도 보였다. 게다가 다소 처져있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도 됐을 터. 개막전 완패의 쓰라린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은 프리미어12에서 최강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 등의 팀들은 최정예 멤버를 구성하지 못했다. 결국 일본전 1패는 어느 정도 계산했어야 할 부분이었다. 이제는 완패의 경험을 토대로 빠르게 3승을 쌓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래야 8강 진출 이후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첫 경기부터 위력적인 투수들을 상대한 것이 대표팀에 쓴 약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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