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공식개막전으로 펼쳐진 한일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투타 동반 침체 속에 0-5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B조에서 먼저 1패를 떠안고 대만으로 떠나게 됐다. 한국은 9일 대만에 입성, 10일 공식 훈련을 갖고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조별예선에 돌입한다. 11일 도미니카, 12일 베네수엘라, 14일 멕시코, 15일 미국과 연달아 만나는 한국은 만약 8강에 진출한다면 16일 경기를 치른다.
이번 프리미어12는 A조 6팀, B조 6팀이 출전하는데 각 조에서 상위 4팀이 8강전에 진출한다. 때문에 이번에 당한 1패는 치명적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앞으로 남은 조별예선 4경기에서 2승 2패만 하더라도 8강 진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상위 마이너리거로 구성된 미국 정도가 까다로운 상대이며 나머지 3팀은 하위 마이너리거와 은퇴가 가까워진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로 구성돼 해볼 만한 상대들이다.

때문에 벌써부터 좌절할 이유는 없다. 일본에 처절하게 당했고, 실력차도 확인한 것과 동시에 한국야구의 한계도 깨닫게 됐지만 설욕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6년 전 2회 WBC때도 한국은 첫 번째 일본전에서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지만 최종성적은 좋았다.
당시 대표팀은 대만과의 1차전에서 9-0으로 완승을 거둔 뒤 일본과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2-14 패배. 믿었던 '일본 킬러' 김광현이 1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게다가 7회 콜드게임 패배라는 굴욕까지 당했다. 그당시 많은 걱정이 뒤따랐지만, 한국은 충격에서 벗어나며 중국전에서 14-0 승리로 탈락 위기에서 탈출했고 다시 만난 일본을 이번에는 1-0으로 제압하며 2차 조별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은 펫코파크에서 멕시코전 8-2 승리, 일본전 4-1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후 일본에 2-6으로 져 베네수엘라와 4강전이 결정됐고, 베네수엘라전에서는 1회 터진 추신수의 스리런과 윤석민의 호투 덕분에 10-2로 이겼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결승전에서는 9회 이범호의 극적인 동점타로 연장에 갔지만 연장 10회 이치로 스즈키에게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어쨌든 2009년 WBC에서도 첫 번째 한일전은 완패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무너지지 않고 곧바로 충격에서 회복했고, WBC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이번 대회는 당시보다 더 여유가 있다. 당시에는 조별예선에서 2연패를 당하면 탈락이었지만, 이번에는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타선의 분발이 요구된다. 투수들은 8일 개막전에서 최소한의 역할은 해줬다. 다만 타선이 여전히 실전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이번 대표팀 타선이 해줘야 더 높은 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