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우연이 만든 우승 확정골이 아니었다. 이재성(23, 전북 현대)의 성실함과 공에 대한 집중력, 집념이 만든 득점이었다.
이재성의 발이 빛났다. 이재성은 지난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전반 47분 결승골을 넣었다. 이재성의 활약 속에 전북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22승 6무 8패(승점 72)를 기록한 전북은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었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린 골이었다. 이재성 외에는 어떤 선수도 이날 전북과 제주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꼭 우승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 안방에서 우승 만큼은 저지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충돌하면서 승부는 매우 치열해졌다. 높은 집중력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공격수들보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더 강한 듯 했다.

하지만 이재성 만큼은 달랐다. 전반 종료 직전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시간, 이재성은 집중력을 더욱 높였다. 모든 선수가 이근호의 오른쪽 측면 침투와 그가 올리는 크로스를 받을 한교원에게 집중한 사이, 이재성은 다시 흘러나올 공에 대비했다. 덕분에 한교원의 슈팅이 수비수 김봉래에 맞고 나오자 이재성만 홀로 공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재성은 완벽한 노 마크였다.
성실함과 집념이 바탕이 됐다. 이재성은 오직 공만 바라봤다.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재성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 시즌 내내 계속 됐다. 득점 장면이 아니어도 볼 수 있었다. 지난달 17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역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혼자서 골대까지 전력 질주로 복귀했다. 비록 포항의 결승골은 막지 못했지만, 이재성의 성실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귀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