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 대표팀 내야수 박병호는 지난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친 한국 타자였다.
한국은 이날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전에서 투타 모두 열세를 보이며 0-5 영봉패를 당했다. 타선은 7안타 무득점을 기록하는 동안 14개의 삼진을 당하며 고개 숙였고 선발 김광현은 2⅔이닝 2실점으로 선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했다. 한국은 B조에서 가장 먼저 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날 타선에서 유일하게 제 역할을 했다. 이날 이대호에 이어 5번 겸 1루수로 나선 박병호는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오타니를 상대로 우전 2루타를 날리며 이날 한국의 유일한 장타를 기록했다. 9회에는 무사 1루에서 좌전안타로 만루 찬스를 잇는 등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때렸다.

박병호는 이날 수비에서도 3회 1사 1루에서 쓰쓰고 요시토모의 빠른 타구를 날렵하게 직선타로 잡아낸 뒤 중심을 잃으면서도 1루주자를 태그하려 몸을 날리는 등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8회에도 1사 후 선상 타구를 직선타 처리했고 5회에는 1사 후 어려운 타구를 잡아 땅볼로 연결했다.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서 1안타 5삼진으로 침묵했던 박병호는 일본에 도착한 뒤에도 여러 번 "감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장타를 노리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사이 소속팀 넥센이 그의 1285만 달러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는 일이 생기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인지 스윙에도 힘이 붙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거로 떠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만약 40인 로스터에 든다면 추신수 등과 마찬 가지로 국가대표에 차출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박병호가 당분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국가대표에서 첫 단추를 잘 뀄다. 마지막까지 한국에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 떠날 수 있을 것인가. /autumnbb@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