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희, 전북의 우승 키워드 '희생'에 가장 부합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11.09 12: 59

"본인이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뛰지 못하고 희생하는 선수다."
전북 현대가 통산 4번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전북은 명실상부한 K리그의 명문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우승의 원동력을 모두 경기에서 뛴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끝가지 흐트러지지 않고 결과를 보여줬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유있는 공 돌리기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시즌을 "급급했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일찍 선두로 올라선 탓에 심한 견제를 당했고, 전북의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상대를 압도한 경기가 적었고, 특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도 컸다. 그만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불화가 나오지 않은 것은 특별한 문화 때문이다. 최 감독은 "전북 특유의 문화와 정신, 희생, 헌신, 팀에 대한 애정 등이 있다. 특히 이동국 등 노장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다. 올해를 돌이켜 보면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한 것보다 그런 분위기 덕분에 우승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강희 감독에게 수비수 김기희(26)는 안쓰러운 제자다. 본래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인 김기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 줄곧 승선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그러나 전북에서는 측면 수비수로 많이 기용되고 있다. 전술적인 사정상 수비력이 좋은 김기희를 측면으로 돌려 기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올 한 해를 통틀어 일등공신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김기희의 이름을 불렀다. 김기희가 전북의 문화 중 하나인 희생에 가장 부합하다는 것이었다. 최 감독은 "기희는 현역 국가대표 선수로 중앙에서 경기력이 월등하다. 그러나 팀에서는 측면에서 희생을 하고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뛰지 못하고 희생하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뛰지 못하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뛰면 원래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실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꾸준하게 대표팀에 소집돼야 하는 김기희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기희는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측면에 기용되도 기희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팀을 위해서 묵묵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고마운 선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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