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21, 연세대)과 송교창(19, KCC)의 뒤를 이을 대형포워드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아시아를 제패한 양재민(16, 경복고)이다.
오세일 감독이 이끄는 16세 이하 남자농구대표팀은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브리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5 FIBA 아시아 U16남자 농구대회 결승전에서 대만을 78-6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이 U16대회서 아시아 정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내년에 개최되는 U17 스페인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했다.

선수들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굳이 가장 빛난 별을 꼽자면 주장 양재민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예선에서 중국에게 65-91로 완패를 당했다. 이후 승승장구한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을 다시 만났다. 이 때 양재민은 30득점을 폭발시키며 주역이 됐다. 한국은 중국을 90-84로 물리쳤다. U16에서 한국이 중국을 이긴 것은 역대 최초였다. 자신감이 오른 한국은 결승전에서 대만마저 물리치고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귀국 후 만난 양재민은 우승이 기쁘면서도 열렬한 환영에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우승소감을 묻자 그는 “우승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나갔다. 애들과 다 같이 파이팅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과의 예선전 패배는 한국에게 좋은 약이 됐다. 한국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반면 중국은 한국을 얕잡아봤다. 양재민은 “예선에서 중국에 크게 졌는데 신경 쓰지 않았다. 연습한 대로 했다. 우리 팀에 외곽슛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찬스가 날 때마다 자신감 있게 쏜 것이 중국을 이긴 비결이다. 우리 센터가 후반전에 빠져 중국센터가 날 막았다. 스피드가 느린 선수라 바깥에서 잘라서 레이업슛을 하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199cm의 신장을 가진 양재민은 최준용과 송교창의 뒤를 이을 대형포워드다. 그는 전형적인 스코어러로 돌파와 외곽슛에 모두 능하다. 양재민은 “중국전부터 키 큰 선수들이 날 막다보니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슛을 편하게 쐈다. 슛을 넣다보니 수비가 붙으면 드라이브인으로 레이업 득점을 했다. 신민석 형이랑 박민우 형이 안에서 센터수비를 엄청 잘해줬다. 내가 몸싸움을 많이 안했다”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양원준 WKBL 사무총장의 자제인 양재민은 농구인 2세다. 아버지에게 좋은 신체와 재능을 물려받았다. 양재민은 장차 한국농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손꼽힌다. 양재민은 “아버지가 열심히만 하고 오라고 하셨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급하지 않게 하면 다 천천히 기회가 온다는 것을 배웠다. 나 뿐 아니라 동료들도 생각하는 것을 배웠다”며 성숙함을 보였다.
양재민은 아직 어리다. 앞으로 웨이트와 몸싸움을 보강해야 된다. 그는 “수비부분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몸싸움과 웨이트에서 아직 많이 밀린다. 외곽슛도 적중률을 더 높여야 한다. 리카르도 포웰이나 정영삼 선수를 닮고 싶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공항=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